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6회말 무사에서 사구와 볼넷을 연속으로 내주고 교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가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에 도전 중이다. 다만 경쟁 구도가 만만하지 않다.
폰세는 10일 기준 9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 119탈삼진으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100%)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폰세와 맞대결한 감독들은 하나같이 탄성을 내뱉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시범경기 때 그를 두고 "정말 정말 좋더라. 투구 폼도 너무 예뻤다"고 감탄했다. 이 감독은 그가 류현진을 제치고 상대로 등판할 때도 "예상했다. 나라도 (개막전에) 안 쓸 수 없을 투구"라고 칭찬했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에게도 폰세는 '요주의 인물'이다. 염 감독은 지난달 28일 폰세와 상대한 다음 날 "무사 3루가 돼도 지금 구위라면 폰세는 충분히 실점을 막을 수 있다. 그게 탈삼진 1위의 의미다. 우리나라 1등 투수라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연장 10회말에 수비 실책으로 6-7 아쉬운 패배를 한 한화 폰세 등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다만 리그 최정상급 성적과 별개로 타이틀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폰세의 최근 페이스가 다소 흔들린다. 폰세는 18탈삼진을 기록한 5월 17일 SSG전 당시 8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8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까닭에 교체하지 않아 투구 수(118구)가 많았다.
무리한 탓인지 그 후 폰세의 성적이 떨어졌다. 이후 4경기에서 그는 1승 평균자책점 4.30으로 주춤하다. 이전까진 없었던 한 경기 2피홈런도 두 번(5월 28일 LG전·8일 KIA전)이나 기록했다.
8일 고척 키움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LG 송승기. 고척=이형석 기자
폰세가 주춤한 사이 경쟁자들도 바짝 쫓아왔다. 다승 타이틀의 경우 임찬규(LG)와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상 8승)이 시즌 내내 폰세를 바짝 쫓는 중이다. 이어 10일엔 팀 동료 라이언 와이스(한화)까지 8승을 수확, 턱 밑까지 폰세를 추격했다. 폰세는 4월 9일부터 5월 17일까지 7연승을 내달렸으나 이후 1승에 그치면서 달아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예상 밖 경쟁자가 등장했다. 지난달엔 5월 평균자책점 0.30을 기록한 드류 앤더슨(SSG)이 2.28로 그를 바짝 쫓는 중이다. 이어 LG 5선발 송승기가 새로운 도전자로 나섰다. 송승기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을 2.30까지 낮춰서 이 부문 국내 투수 1위, 전체 3위까지 올라왔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탈삼진에서 폰세와 2위 앤더슨(108개)의 격차는 11개에 달한다. 방심할 순 없다. 앤더슨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2.96개에 달한다.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폰세(11.90)를 앞섰다. 다만 탈삼진은 경기마다 기록 차이가 크다. 폰세의 한 경기 최소 탈삼진도 4개(3월 22일 KT전)밖에 되지 않는다. 폰세가 등판을 거르거나 탈삼진 페이스가 떨어지면 역전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