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외국인 에이스는 1명이 아니다. 이틀 전 아쉽게 역전패를 허용했던 한화가 라이언 와이스(29)의 호투로 주중 홈 시리즈 첫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와이스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7이닝 동안 100구를 던져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8승(2패)을 수확했다. 개인 평균자책점은 종전 3.36에서 3.09까지 낮췄다. 직구(43구) 최고 구속은 156㎞/h가 기록됐고, 스위퍼(40구)는 또 한 번 결정구 역할을 해냈다. 와이스를 앞세운 한화는 7회 말 대량 득점에 힘입어 6-2로 이겼다.
와이스는 앞서 2경기 동안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마지막 승리는 지난달 23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경기에서도 11이닝 동안 3실점만 내줬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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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대한 갈증 때문일까. 아니면 선발진이 흔들려 주말 3연전 루징 시리즈에 그쳤던 팀을 북돋기 위해서였을까. 와이스는 이날 최고의 투구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1회부터 무려 3연속 탈삼진이 나왔다. 두산 리드오프 정수빈에게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며 출발한 와이스는 케이브, 양의지에게도 모두 스위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와이스의 진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2회 초에도 1사 후 김인태에게 헛스윙 삼진을 끌어낸 와이스는 이유찬에게 스위퍼를 던지다 땅볼성 타구를 맞았다. 와이스 본인에게 온 타구를 처리하는 사이 이유찬이 1루에 도착하면서 내야 안타가 기록됐다.
두산이 와이스에게 만들 수 있는 건 딱 그 정도였다. 2회 실점 없이 마친 와이스는 범타 행진을 시작했다. 3회를 12구 삼자 범퇴로 막은 와이스는 4회엔 단 6구로 삼자 범퇴를 추가했다. 제이크 케이브에게 뜬공을 유도하는 데 2구, 양의지에겐 초구면 충분했다. 마지막 타자 김재환은 강속구로 파울을 얻은 뒤 스위퍼 2개로 루킹 삼진을 뺏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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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역시 단 7구로 끝냈다. 김인태는 초구 1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고 이유찬은 3구째 스위퍼를 쳐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민석은 155㎞/h 강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6회 이선우에게 2루타가 나왔지만, 와이스는 후속 정수빈과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얻어냈다. 그는 이어 케이브까지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처리해 6이닝 소화에 성공했다.
투구 수를 아낀 와이스는 7회 초 역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2루타,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주자 2명을 내보낸 건 이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양상문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와이스를 믿기로 했다.
와이스는 믿음에 쉽게 보답했다. 김인태를 인필드 플라이로 처리했고, 이유찬과 김민석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역시 결정구는 스위퍼.
와이스가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타선도 폭발했다. 한화는 이날 1군에 복귀해 와이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콜 어빈에게 6회까지 단 1점으로 묶였다. 하지만 7회 말 두산 수비가 무너지는 틈을 노려 대량 득점을 이뤘다. 1사 1루 상황에서 노시환의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한 한화는 최인호 타석 때 상대 폭투와 2타점 우전 적시타로 4-0을 만들었다. 이어지는 2사 1·2루 상황에선 상대 3루수 송구 실책으로 득점해 6-0까지 리드를 벌렸다. 한화는 9회 초 1사에서 뜬공성 타구를 좌익수 문현빈이 놓쳐 2실점했지만, 추가점은 내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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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모처럼 결정적인 순간 노시환의 장타를 맛본 게 승리까지 이어졌다. 노시환은 이날 1-0으로 팽팽하던 7회 말 결정적 2루타를 때려냈다. 비록 안타 1개일 뿐이었지만, 두산을 무너뜨리는 선봉장이 되면서 4번 타자로서 역할을 다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노시환은 타격에서 심각한 부진(10경기 37타수 2안타, 32경기 타율 0.179)에 빠졌으나 김경문 한화 감독은 그의 4번 타자 기용을 바꾸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까지 노시환이 너무 잘해줘서 (팀이) 이곳까지 왔다. 팀 최다 타점을 올리고 있고, 잘하고 있다. 시환이가 없었다면 우리 팀이 이곳까지 올 수 없었다"며 "걱정할 것도 없고, 시환이가 잘 쳐줘서 다시 이기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시환이 그 기대에 보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