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끝모르고 흔들리던 두산 베어스 불펜이 일단 잠시 안정을 찾았다. '키'가 되어준 건 신인 홍민규(19)였다.
두산은 지난 2~4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원정 3연전을 2승 1패로 마치고 5일부터 LG 트윈스와 잠실 주중 3연전을 펼친다.
주말 3연전은 두산으로서는 시즌의 분기점으로 삼을 수 있는 위닝 시리즈였다. 2023년 9월 9일~10일 이후 602일 만에 나온 삼성전 위닝 시리즈였다. 2경기 모두 타선의 힘이 컸지만, 불펜진도 모처럼 안정감을 보였다. 3일 경기에서는 최지강과 홍민규가 각각 1이닝 무실점씩을 기록했고, 4일 경기에서는 홍민규(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를 시작으로 박치국, 고효준, 박신지가 각각 1이닝 무실점을 남겼다.
넉넉한 지원을 해준 타선이 있기에 가능했다고는 해도 앞서 연패 기간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두산 불펜진은 앞서 4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실점, 26일 롯데전에서 5실점, 29일 KT 위즈전에서 1실점, 30일 KT전에서 2실점, 1일 KT전에서 2실점, 2일 삼성전에서 5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접전으로 쫓아가던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내줘 패했고, 접전에서 리드하다가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일이 연달아 터졌다.
이 기간 기존 필승조였던 김택연, 이영하, 최지강이 버티지 못했고 대신 기용한 박치국, 고효준도 흔들렸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으나 주말 삼성과 2경기에선 홍민규를 중심으로 불펜진 전반이 실점 없이 경기를 책임졌다.
5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타선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팀에 역전패가 많았는데,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를 잡아 조금 반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2일 경기에서 최지강이 아주 좋은 투구를 했다. 지난해 구위를 조금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경기 모두 무실점을 기록한 홍민규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지난해 열렸던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홍민규는 프로 입단 첫 시즌인데도 12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호투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홍민규는 지금 우리 불펜 투수 중에 가장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다. 안정감 있게 던진다. 어려운 상황이든, 여유 있는 상황이든 관계 없이 아주 똑같이 집중력 있게 던진다"며 "어떤 카운트에서든 가지고 있는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어찌 보면 우리 팀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칭찬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최지강이 오랜만에 호투하긴 했으나 역시 지난해 함께 필승조를 지탱했던 김택연과 이병헌은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4월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으면서 단 6경기에만 출전했던 김택연은 등판 간격 조절이 어려워 고전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0일부터 4일 삼성전까지 4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도 4.05까지 치솟았다.
이승엽 감독은 "4일 이상 쉬면 선수 본인도 조금 힘들어 한다. 관리도 중요하고,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력이 우선이다. (앞으로도) 너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진 않을 것 같다. 어제(4일) 경기는 선수를 위해서도 올릴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군에서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하다 2군에 내려간 이병헌 역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직 제 구위가 아니다. 지난달 30일 SSG와 2군 경기에 등판해서 1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1실점을 기록한 그는 이달 4일 롯데 자이언츠와 2군 경기에서는 1이닝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2군 평균자책점도 6.75로 좋지 못하다.
이승엽 감독은 "좋은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 제구력 면에서 선수가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올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