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11회 혈투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9회 터진 안현민의 동점 홈런 한 방이 승부의 향방을 지웠다.
두산과 KT는 2025 KBO리그 정규시즌 주중 3연전 맞대결 마지막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12승 18패 1무를 기록했고, KT도 16승 14패 2무에 머물렀다.
경기는 중반까지 선발 투수들의 치열한 맞대결로 펼쳐졌다. KT는 강백호가 1회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선취점을 주긴 했지만, 최원준의 투구가 만만치 않았다. 그는 2회부터 연달아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와 6회 각각 1안타 1볼넷씩을 내주긴 했으나 실점하지 않고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먼저 무너진 건 '곰 사냥꾼' 소형준이었다. 2020년 데뷔한 소형준은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전 통산 15경기에서 1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 중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투심, 체인지업을 개선하면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 중이기도 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소형준을 막아선 건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은 0-1로 끌려가던 4회 말 소형준의 투심을 공략해 1·2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6회 말엔 소형준의 체인지업 실투를 통타, 잠실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대형 2루타로 3-1 리드를 만들었다.
최원준과 김재환의 활약에도 경기는 정규 이닝 내에 끝나지 않았다. 두산이 가장 믿었던 마무리 투수 김택연이 9회 무너졌다.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준 그는 문상철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택연은 후속 안현민과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고, 오롯이 직구만 던지다가 10구째 직구를 통타 당했다. 김택연이 던진 150㎞/h 직구는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 경계선상에 꽂혔으나 가운데로 다소 몰렸다. 파워로는 팀에서 으뜸인 안현민이 이를 받아쳐 잠실 구장 가장 먼 중앙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좀처럼 오지 않던 최원준의 첫 승 기회도 그렇게 날아갔다.
원점으로 돌아간 경기는 결국 승패 없이 마무리됐다. KT는 11회 초 두산 홍민규를 상대로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삼진과 뜬공으로 이를 살리지 못했다. 두산도 11회 말 KT 손동현을 상대로 1사 3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3-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