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내준 위닝시리즈. 뼈아픈 패배였다. 하지만 인천팬들은 최준우(25·SSG 랜더스)가 보여준 역대급 호수비를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
SSG는 2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3-7로 패했다. 선발 투수이자 에이스 김광현이 최근 안 좋은 페이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3과 3분의 1이닝 동안 7점을 내줬다. 3회 초 만루에서 상대 '백업 내야수' 오선진에게 만루포를 허용한 게 치명적이었다. 키움 선발 하영민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 타선은 경기 막판 2점을 추가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SSG는 1차전 승리 뒤 내리 2·3차전을 패하며 시리즈 우세를 내줬다. 한 달 전 원정 키움전에서도 역시 3연전에서 2패를 당한 바 있다. 시즌 13승 14패를 기록한 SSG는 7위 KIA 타이거즈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비록 패했지만 좌익수로 나선 최준우의 '더 캐치'는 앞으로도 회자될 것 같다. 그는 SSG가 1-7로 지고 있었던 5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신인 야수 전태현이 친 좌중간 장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낙구 지점과 상관없이 마치 텀블링을 할 것처럼 담장을 향해 몸을 날렸는데, 마치 저절로 공이 미트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포구에 성공했다.
타자 전태현은 2025시즌 신인이다. 비범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꾸준히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다. 이날도 지명타자로 나섰다. 전태현은 최준우의 플레이를 본 뒤 할 말을 잃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최준우는 워닝트랙에 엎어져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랜더스필드는 열광했다. 올 시즌은 물론, 역대 가장 놀라운 외야 타구 포구였다. 이어진 5회 말, 키움 2루수 김태진도 머리 뒤로 넘어가는 빗맞은 타구를 쓰러지면서 잡아내 박수를 받았지만, 앞서 최준우가 보여준 호수비가 너무 강렬했다.
최준우는 원래 지난 시즌까지 내야수였다. 2020시즌에는 2루수로 43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런 최준우는 올 시즌 외야수로 전향했고, 백업 요원으로 뛰었다. 경기 감각이 꾸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엄청난 호수비를 보여줬다. 다른 SSG 야수들은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더그아웃으로 오는 그를 기다렸다가 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