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을 묻자, 홍정호(36)에게서 나온 답이다. 결국 트로피를 여섯 번이나 들어 올린 그의 목표는 우승으로 명가 재건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20일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이기고 3위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아쉬웠던 흐름을 깨고 리그 5경기 무패(3승 2무)를 질주한 게 고무적이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승리에 이바지한 홍정호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조금 높은 순위에 있는 건 맞지만,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더 높은 곳이다. 선수들에게 계속 인지시키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계속 가도록 같이 끌고 올라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북 현대 홍정호. 사진=프로축구연맹 포옛 감독 체제에서 첫 시즌을 맞이한 홍정호는 애초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형세였다. 그는 리그 개막 5경기에서 결장하다가 지난달 30일 FC안양과 6라운드 때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당시에도 전북이 승리를 위해 수비 숫자를 극단적으로 늘렸고, 홍정호는 후반 막판에야 피치를 밟았다.
안양전 이후 포옛 감독의 마음이 움직였다. 홍정호는 대전하나시티즌과 7라운드부터 대구와 9라운드까지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홍정호가 뛴 3경기에서 전북은 2승(1무)을 거뒀고, 단 2골을 내줬다. 홍정호가 들어오면서 불안했던 수비가 안정됐다는 평가다.
다시 뛰기 시작한 홍정호는 “내가 들어와서 잘했다기보다 팀이 점점 좋아지는 상황에 내가 들어가면서 묻어가는 느낌”이라면서도 “감독님이 수비를 첫 번째로 중요시하고 있다. 나도 팀에 도움이 되고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 현대 홍정호. 사진=프로축구연맹 어느덧 36세 베테랑이 된 홍정호는 “운동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일념으로 달리고 있다. K리그1 4회, 코리아컵(FA컵) 2회 우승을 맛본 홍정호는 여전히 배고프다. 동료, 팀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을 달성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그는 “현재 전북에서 우승했던 선수가 얼마 안 남은 걸로 알고 있다. 올해 우승해야 이 선수들이 그 기억을 갖고 전북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우승이 얼마나 좋은 거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많이 전수하고 싶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전북에서 꼭 우승해서 선수들이 기운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앞서 전북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고백한 홍정호는 “전북이란 팀은 좋은 선수들이 계속 들어오고, 나도 계속 (기량을) 유지해야 같이 갈 수 있다.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