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25·한화 이글스)의 대포가 다시 가동됐다. 한화 이글스의 다이너마이트에도 제대로 불이 붙었다.
노시환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3득점 맹활약했다. 멀티 홈런은 올 시즌 처음. 경기를 뒤집고 쐐기까지 박는 '영양만점'의 홈런 2개였다.
한화는 노시환의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SSG에 끌려 갔다. SSG는 1회 말부터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에게 2점을 뽑았다. 한화는 2회 초 채은성의 추격하는 솔로 홈런이 나오고서야 한 점을 쫓았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다소 답답했던 흐름을 4회 초 끊었다. 노시환은 4회 초 1사 3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서 김광현이 던진 3구째 체인지업이 한가운데 실투를 통타했다. 타구는 우중간을 가르며 날아갔고, 중견수 최지훈은 타구를 쫓는 걸 그만뒀다. 쫓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명백한 홈런이었다. 비거리 130m.
노시환의 탄창엔 포탄 1발이 남아 있었다. 그는 한화가 리드를 벌리던 8회 초 2사 2·3루 상황 때 5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한화는 노시환에 앞서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1타점 2루타를 때리며 7-2로 앞서던 상황.
SSG는 구원 투수 정동윤이 노시환을 잡고 이닝을 끝내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노시환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128㎞/h 커터를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당겨 그대로 왼쪽 담장 너머로 쏘아 올렸다. 비거리 110m. 이미 기울어진 이날 경기의 승리를 대승으로 자축하는 축포였다. 한화는 그대로 분위기를 굳히고 10-4로 크게 이겼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시즌 초반 팀이 좋지 못했는데,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기분 좋은 하루"라고 돌아봤다.
첫 번째 홈런 비거리가 130m에 달했지만, 홈구장을 생각해 힘을 뺀 게 오히려 '특대'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노시환은 "오늘 경기 전부터 가벼운 스윙을 가져가자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담장이 가깝다"며 "그만큼 내가 풀스윙을 돌리지 않더라도 배트 중심에만 공을 맞힌다면 충분히 넘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가볍게 스윙하고, 스위트 스폿에만 제대로 맞히면 멀리 갈 거로 생각했다. 첫 홈런은 1사 3루 상황인 만큼 희생 플라이만 생각하고 욕심내지 않았는데 홈런이 나왔다"고 떠올렸다.
노시환은 지난 3월 22일 개막전에서 홈런을 치고 팀 승리를 이끈 뒤 중계 인터뷰를 통해서도 "스윙을 간결하게 하더라도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공을 맞히면 충분히 (담장을) 넘어간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찌감치 깨달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노시환은 "그게 쉽지만은 않다. 항상 가볍게 스윙하고, 정확하게만 맞히자고 생각하는데 타석에 들어가면 힘이 들어가 있다"며 "그게 야구인 것 같다. 힘빼는 게 가장 어렵다. 오늘 좋았던 감을 계속 생각하면서 내일도, 앞으로 시즌 때도 잘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시즌 초 이후 침묵하던 노시환은 최근 살아나는 중이다. 노시환은 3월 개막 2연전에서 2홈런을 때렸으나 이후 후속 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야 시즌 3호 홈런을 터뜨렸고, 다시 8일이 지난 이날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왕 경쟁에 재합류했다.
2023년 31홈런 101타점을 기록,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올랐던 노시환은 한화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존재다. 그의 부진과 함께 타선도 침체했지만, 이제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화는 16일 경기 승리로 3연속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