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감독은 16일 광주 KT 위즈전에 앞서 전날 오선우의 마지막 타석에 대해 "한 번은 더 (타석 기회가) 올 거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오선우는 전날 경기에 2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교체되지 않았고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멀티 히트를 해냈다.
교체를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은 "내가 느꼈을 때 선우가 외야에 있으면서 수비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보였다. (교체 없이) 한 번 더 치고 난 뒤에 1-0 상황이면 빼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타순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컨디션이 워낙 좋았던 KT 선발 고영표(6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8회 오선우의 타선이 돌아온다는 걸 고려했다. 오선우의 타격감이라면 불펜을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KIA 왼손 타자 오선우의 호쾌한 타격 모습. KIA 제공
이범호 감독은 "그 전(6회)에 7번 타순에서 (공격이) 끝났기 때문에 다음 타석(2번)이 한 번 더 올 거로 생각했다. 기다렸던 거 같다"며 "만약 6번 타순에서 끝났으면 바꿀까 했는데 그다음에 돌아올 수 있을 거 같아서 한 번 더 치게 놔뒀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선우는 KT 불펜 원상현의 5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전 안타로 연결한 뒤 대주자 박재현과 교체됐다.
감독이 보장한 기회를 잡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그런 면에서 오선우의 멀티히트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게 많이 성장한 거 같다. (오선우는)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잘 쳤던 선수인데 1군에 오래 있지 못했다.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며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퓨처스에서 열심히 했던 친구들이 1군에 올라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팀이 발전하는 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