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꿈꾸던 마무리 투수가 된 김서현(21)이 한화 이글스 '희망'으로 성장했다. 김서현은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4로 앞선 9회 말 등판, 팀의 1점 차 승리를 지키고 3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서현은 셋업맨으로 개막전을 시작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옮겼다. 주현상이 평균자책점 20.25로 부진하고 2군으로 내려간 지난달 27일부터 그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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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요소가 있었다. 김서현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3.75 10홀드로 필승조 역할을 했다. 다만 38과 3분의 1이닝 동안 사사구가 36개에 달했다. 우려를 실력으로 씻었다. 개막전부터 최고 구속 158㎞/h를 찍은 김서현은 제구마저 안정감을 더했다.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한 그는 3세이브 1홀드를 수확하면서 평균자책점 0(9일 기준)을 유지 중이다. 이닝당 0.94개였던 사사구가 0.26개(7과 3분의 2이닝 2개)로 줄었다.
마무리 투수는 김서현의 꿈이기도 했다. 선발을 꿈꾸는 다른 투수 유망주들과 달리 김서현은 프로 입단 때부터 줄곧 클로저를 목표로 밝혔다. KBO리그 역사상 없었던 50세이브 꿈도 당돌하게 꺼냈다. 성장통이 있었지만, 그는 프로 3년 차 만에 바라던 자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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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은 마무리에 맞는 멘털을 장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경기 후 "(등판마다) 조금씩 긴장은 하지만, 이젠 그 느낌을 안정감으로 바꿔보려 한다"고 했다. 한화는 여전히 공격력이 리그 최하위(타율 0.186·10위)다. 마무리 투수도 넉넉한 점수 차보단 1점 차 이내에 등판할 일이 더 많다. 김서현은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잘 이겨낼 거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며 "이 떨림을 기억, 안정감으로 바꿔보려 한다. 긴장감에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서현은 한화로서도 사실상 유일한 필승 카드. 시즌 전 구상했던 불펜 운용 계획은 이미 상당수 틀어졌다. 마무리 주현상이 2군으로 내려갔고, 한승혁(평균자책점 5.40) 박상원(평균자책점 5.14)도 안정감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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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아끼겠다고 했다. 한화는 8일 두산전에서 연장 혈투에도 김서현을 1이닝 10구만 던지고 내렸다. 그를 아낀 대신 11회 2군에서 막 올라온 이상규를 썼고,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김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연패뿐 아니라 연승할 찬스도 온다. 그때를 위해 길게 봐야 한다"며 "김서현은 이제 막 시작한 마무리 투수"라며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