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정성우(왼쪽)가 3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 막바지 역전 3점슛을 터뜨린 뒤 김준일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가드 정성우(32·1m78㎝)가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첫해 팀의 봄농구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체력 긁어모으겠다”며 한국가스공사 특유의 농구를 재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성우는 3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4~25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11점을 기록, 팀의 75-74 승리에 기여했다.
정성우의 한방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팀이 72-74로 밀린 4쿼터 종료 3.3초 전, 오른쪽 코너에서 3점슛을 터뜨리며 결과를 뒤집었다. 정규리그 1위 서울 SK(40승 11패)를 무너뜨리는 한방이었다. 마지막 수비에도 성공한 한국가스공사는 정성우의 3점으로 5위(26승 25패)를 지켰다. 한국가스공사는 잔여 경기에서 다 지더라도 최소 6위를 확보하며 3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6강 PO를 확정한 선수가 정성우인 것이 의미가 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이적으로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가스공사에는 이미 공격형 가드 샘조세프 벨란겔과 김낙현이 있기 때문에, 수비에 강점이 있는 정성우의 영입이 불필요했다는 시선도 있었다.
한국가스공사 정성우가 3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 막바지 역전 3점슛을 터뜨린 뒤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KBL 하지만 정성우의 장기는 한국가스공사의 팀컬러와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 수비 전술을 내세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풀코트 프레스(전면 압박 수비)를 택하곤 하는데, 한국가스공사는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의 공격 흐름을 방해했다. 정성우가 앞선에서 그 역할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FA 영입 효과를 증명했다. 벨란겔과 김낙현은 시즌 중 부상 등을 이유로 슛 난조를 겪었다. 하지만 정성우는 매 라운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순위 싸움이 치열한 6라운드에만 평균 8.3점 3.5리바운드 5.0어시스트 2.0스틸로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라운드 3점슛 성공률은 45.8%에 달한다.
봄농구를 확정한 정성우는 PO에서도 한국가스공사의 팀컬러를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SK전 승리 뒤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시즌 초반 팀이 좋았던 부분이 강한 체력을 활용한 수비였다. 후반기엔 (체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PO에선 지면 끝 아닌가. 얼른 회복하고, 남은 체력을 긁어모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5번의 PO 중 3차례나 6강 PO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성우는 “6강 PO에 갔다고 만족하는 게 아니라, 좋은 승부를 통해 더 높은 곳에 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수원 KT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맛본 바 있다.
이런 득점은 처음이라고 털어놓은 정성우는 “‘들어가라’라고 기도했다”면서 “오는 5월에 아이가 태어난다. 이제 책임감을 더 가지고,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