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와 두산의 시범경기. 두산 케이브가 3회 타격하고있다.2루땅볼 아웃.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두산 베어스 타선에 좀처럼 도화선이 붙질 않는다. 믿고 영입한 제이크 케이브(33)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케이브는 지난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에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 2삼진 침묵했다. 전날 개막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포함하면 개막 2연전 성적이 9타석 8타수 무안타 4삼진. 볼넷 1개만 골라내 출루율이 0.111이다.
이틀 동안 케이브는 이렇다 할 정타를 1개도 때리지 못했다. 22일 개막전에서 나온 인플레이 타구는 내야에서 가볍게 튀어오른 땅볼과 약한 좌익수 뜬공이 전부였다. 23일 경기에서도 첫 타석 평범한 1루 땅볼, 8회 중견수 플라이가 전부였다. 이틀 모두 SSG 투수들의 변화구 승부에 좀처럼 대응하지 못하는 게 눈에 띄었다.
제이크 케이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이 케이브와 계약하기 위해 포기한 제러드 영의 지난해 모습.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케이브는 두산이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다. 그는 당장 지난 시즌에도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23경기를 뛰었다. MLB 통산 45홈런을 뛰었고, 화려하진 않아도 꾸준히 공·수·주에서 자질을 보여줬던 야수다. 두산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을 기록한 제러드 영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시즌 중 교체돼 오긴 했으나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080에 달했다. 두산은 제러드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던 와중 케이브가 한국행에 관심을 보이자 주저하지 않고 교체를 선택했다.
하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질 않는다. 물론 시즌은 길다. 겨우 2경기를 했을 뿐이다. 하지만 케이브의 침묵도 그만큼 길었다. 케이브는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40에 그쳤다. 홈런이 없었고 2루타도 2개뿐으로 장타율이 0.320에 그쳤다. 스프링캠프까지 범주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케이브는 이번 2차 스프링캠프 때 7차례 연습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077(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1차 캠프 청백전에서 때린 홈런이 사실상 그가 보여준 모습의 전부다.
이승엽 두산 감독으로서는 케이브가 살아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23일 경기에 앞서 케이브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변화를 줄 생각은 전혀 없다"며 "MLB에서 좋았을 때의 실력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마 종이 한 장 차이인 거 같은데 그것만 본인이 느끼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