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친정팀 옛 동료들의 도발에 싱긋 웃었다. 결과로 증명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후라도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 2실점하며 팀의 13-5 대승을 이끌었다. 개막전 첫 경기부터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날 후라도는 최고 148km/h의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키움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땅볼을 유도하는 투심 패스트볼(16개)과 체인지업(18개), 슬라이더(14개), 커브(8개), 컷 패스트볼(1개)까지 다양한 공을 섞어 던졌다. 1회와 2회 연속 안타와 홈런을 맞으며 흔들리긴 했지만, 긴장한 후라도를 잘 다독인 포수 강민호 덕분에 조금씩 호흡을 다지며 QS를 만들어냈다.
삼성 후라도. 삼성 제공
친정팀을 상대로 호투했다. 지난 2년간 키움에서 뛰며 통산 21승 16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시즌 후 키움과 재계약을 맺지 못한 후라도는 삼성과 총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팀을 옮겼고, 이날 공식전 첫 상대로 친정팀을 상대하게 됐다.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아는 친정 팀 타자들을 상대로, 구단이 원했던 긴 이닝을 성공적으로 잘 막아내주면서 새 시즌 기대를 높였다.
경기 후 후라도는 "원하는 대로 첫경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초반에 살짝 제구가 잘 되지 않았지만 곧 리듬을 되찾아 QS를 했다. 만족스런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호투한 점에 대해선 "상대팀이 어느 팀이든,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팀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20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키움 홍원기감독과 송성문 이주형이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3.20.
한편, 후라도는 이틀 전 친정팀 옛 동료들의 도발을 받기도 했다. 20일 KBO 미디어데이에 나선 송성문과 이주형이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위즈) 가운데 누가 더 까다로울 것 같냐'는 질문에 "후라도가 덜 까다롭다"라고 답한 것. 왼손 타자인 송성문은 "왼손 투수 헤이수스보단 오른손 후라도가 더 만만하다. 헤이수스는 상대해보니까 못 치겠더라"고 말했다. 이주형은 "라팍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그래서 후라도가 (상대하기) 더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후라도는 어땠을까. 이날 후라도는 송성문와 이주형에게 1안타 씩 허용했다. 1회 이주형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으며 후속타자의 타점을 내줬고, 2회엔 송성문과 푸이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맞대결에선 모두 범타로 돌려 세우면서 안정을 찾았다. 이에 후라도는 미디어데이 때 도발을 언급하며 "결과로 보여주지 않았나"라며 싱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