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출전 여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정후가 허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18일(한국시간)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이후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MLB닷컴에 따르면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허리 쪽에 불편함을 느껴 결장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허리 통증이 가볍다고 판단, 며칠 후 복귀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MRI 검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정후의 진단을 진행할 전문가는 샌프란시스코의 팀 주치의이자 정형외과 전문의로 유명한 케네스 아키즈키 박사이다.
아키즈키 박사는 2011년 5월 구단 레전드인 버스터 포지의 발목 인대 수술, 2022년 9월 브랜든 벨트의 무릎 수술 등을 진행하는 등 수년간 샌프란시스코 선수단의 건강을 책임져왔다. 이정후로선 시범경기 일정이 마무리되기 전 복귀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4일부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른 뒤 28일 신시내티 레즈 원정에서 시즌 개막전을 맞이한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시범경기 일정이 끝나기 전에 복귀한다면 체력을 보충할 시간이 충분할 것"이라고 희망했다. 다만 시일이 촉박하다는 게 변수다. MLB닷컴은 '이번 부상으로 이정후가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KBO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이정후는 2023년 12월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631억원)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미국 진출 꿈을 이뤘으나 첫 시즌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중순 수비 중 왼쪽 어깨를 펜스에 부딪혀 탈구 부상을 당한 게 화근. 이후 관련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됐다. 건강을 회복한 이정후는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0.300(30타수 9안타)을 기록했다. 순항을 이어가며 지난달 6일 미국 야후스포츠가 선정한 '부상에서 회복돼 팀의 시즌을 바꿀 수 있는 20명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한번 건강 문제에 발목이 잡힐 위기다.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2023년 4월에도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결장한 이력이 있다. MLB닷컴은 '이정후가 부상자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중견수로 그랜트 맥크레이를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맥크레이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자로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유망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