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S-더비전. SK 전희철 감독이 경기중 작전지시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서울 SK가 선두를 질주한다.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4만 남았다. 그런데 전희철 SK 감독은 오늘도 진땀을 흘리다 이겼다.
SK는 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5라운드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를 75-6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올 시즌 삼성과 맞대결에서 우위를 확정한 SK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4로 줄였다.
이기긴 했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앞선 3승이 그랬듯 삼성이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SK는 전반을 31-46으로 15점 열세에서 마쳤다. 3점뿐 아니라 2점도 빗나갔고, 수비나 리바운드 집중도도 삼성 선수들에게 밀렸다.
3쿼터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SK는 전반 시작 3분 16초 만에 17득점 1실점으로 열세를 뒤집었고, 4쿼터에도 집중력을 지켜 승리했다. 슛 집중력만큼이나 상대 득점을 틀어막는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전희철 감독은 "정말 극과 극을 달린 경기력"이라며 "하프타임 미팅 때 선수들에게 '너희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포커스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우연인지 선수들이 집중을 해준 것인지 수비력이 좋아지고, 스틸이 나오면서 3분 만에 따라잡았다. 나도 궁금하다"고 웃었다.
전 감독은 "그래도 1위의 자존심은 지키자고 얘기했다. 전반 15점 차까지 벌어진 건 우리 팀이 잘하던 모습이 아닌 다른 부분에 집중하고 뛰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래도 점수 차가 더 벌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솔직히 집중하면 따라갈 수 있겠다곤 생각했는데, 4분도 안 되서 역전했다"고 기뻐했다.
전희철 감독은 "하프타임 때 선수들을 혼내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가령 (출장 시간이 긴) 자밀 워니의 경우 전반 수비와 후반 수비, 몸싸움하는 모습이 조금 다르긴 하다. 전반에 힘을 비축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짚었다.
정규리그 독주 중이지만, 전 감독은 매 경기마다 "올 시즌이 가장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행복한 고민이다. 전희철 감독도 "그래도 후반에 뒤집는 게 더 좋다. 후반에 역전당하는 게, 역전하는 것보단 더 좋다"라며 "어차피 선수들의 성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처럼 해주는 게 이기는 횟수가 더 많다"고 웃었다.
정규리그보다 중요한 건 플레이오프다. 플레이오프에선 매 경기, 매 쿼터 집중을 놓칠 수 없다. 전희철 감독은 "단기전에선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1쿼터부터 집중해줄 것"이라며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