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타율 0.111(9타수 1안타). 마이너리그행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혜성(LA 다저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바뀐 타격폼 안착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혜성은 2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지난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한 김혜성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시범경기 타율 0.111(9타수 1안타)에 그쳤다.
좋은 모습은 있었다. 대타로 들어선 4회 말 첫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로 기대감을 높였다. 상대 투수 드류 포머란츠의 시속 92.7마일(약 149km)의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향해 타구를 쏘아 올렸으나, 워닝트랙 앞에서 우익수에게 잡혔다. 다만 이후 두 타석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침묵했다.
공교롭게도 김혜성은 이날 경기 전 감독으로부터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LA 현지 매체 'LA 타임스'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말을 인용, "그의 한 가지 의문점은 타격이다. 타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증명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타격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감독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김혜성. AP=연합뉴스
김혜성은 다저스 입성 후 타격폼을 바꿨다. KBO리그 통산 타율 0.304, 최근 3시즌(2022~2024년) 리그 타율 1위(0.326)를 견인한 타격 자세를 수정,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비하고 안타 확률을 높이는 스윙을 안착시키는 데 주력했다. 선수 스스로도 "상·하체 움직임을 모두 바꿨다. 이렇게 까지 바꾼 건 4년만"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화였지만, 그는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분석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확히 나왔다"라며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다만 큰 폭으로 타격폼을 수정한 만큼, 적응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에서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혜성은 오자마자 실력을 증명해야 할 '외국인 선수' 입장이고,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어 구단이 마냥 기다려주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로버츠 감독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CBS스포츠는 "다저스는 이미 많은 강력한 타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김혜성이 MLB에서 투수들에게 밀릴 것으로 판단되면, 트리플A(마이너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적응할 시간을 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의 말대로, 다저스는 이미 무키 베츠라는 리그 최고의 내야수와 토미 에드먼이라는 걸출한 내야수를 보유하고 있다.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보내 적응 시간을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