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후보-신문선 후보-허정무 후보(왼쪽부터 기호 1~3순). 연합뉴스 두 차례나 연기되는 파행을 거듭했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몽규 후보가 4연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신문선·허정무(기호 1~3순) 후보도 12년 만의 축구계 정권 교체에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는 26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개최된다. 오후 1시부터 40분 간 후보자들이 소견을 발표하고,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1차 투표에 돌입한다. 오후 4시 1차 투표 개표 결과 유효투표총수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차 투표에서 가장 적게 득표한 후보를 제외한 남은 두 후보를 대상으로 오후 4시 5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결선 투표에 돌입하는 일정이다. 당선인이 확정되면 이날 곧바로 당선증이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허정무 후보 측이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 결정하면서 연기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23일로 재선거 일정을 발표했지만, 신문선·허정무 후보 측의 거센 반발로 일정이 또 무기한 연기됐다. 당시 선거운영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박영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새 선거운영위원회를 꾸렸고, 26일 선거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새 선거운영위원회가 이번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정지된 선거의 재개’로 규정하면서 기존 세 명의 후보가 그대로 출마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은 정몽규 후보의 후보 자격 논란이 거셌으나, 축구협회의 문체부 특정감사 처분 취소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후보 자격이 유지됐다.
선거 일정이 확정된 이후 세 후보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거나 전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선거 운동에 열을 올렸다. 당초 21일 예정이던 토론회는 다만 정몽규 후보 측이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며 거부해 취소됐다. 규정상 토론회는 모든 후보가 동의해야만 열릴 수 있어 이번 선거는 후보자 간 토론회 없이 치러지게 됐다.
정몽규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4연임에 도전한다. 정 후보는 지난 2013년 제52대 회장 선거에선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된 뒤 제53대·54대 선거에서는 단독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지난 12년 간 정몽규 후보 체제를 향해 연일 비판 목소리를 냈던 신문선·허정무 후보는 축구계 정권 교체에 도전한다. 선거인단은 전국 시도축구협회장과 K리그1 대표이사, 전국연맹 회장 등 대의원, 그리고 추첨을 통해 결정된 선수·지도자·심판 등 총 19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