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봉준호 감독이 ‘미키 17’ 속 정치인 캐릭터에 대해 언급했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는 영화 ‘미키 17’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봉 감독은 얼음행성 개척단의 독재자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 모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인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여줬다”고 답했다.
봉 감독은 “하지만 다 현역 정치인은 아니었다. ‘미국 어느 주의 주지사인데 말이야’, ‘1990년대 말에 말이야’ 이랬다. 과거 정치인 중에 개성 있고 재밌던 분들로 이야기했다”며 “다만 영화가 워낙 현재적인 느낌이라 그런 질문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 한 중년 기자님은 베니토 무솔리니를 모델로 한 게 아니냐고 했다. 턱을 드는 행위나 군복 입고 나오는 게 전형적인 파시스트 모습이라고 비슷하다고 했다. 미국 기자님들은 또 당연히 그 사람(도널드 트럼프)을 연상했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모두 현재 본인들이 겪고 있는 정치적 스트레스를 투사하는 것 같다. 한국도 한국의 상황이 있다. 저는 이 시나리오를 2021년도에 시나리오를 썼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며 “영국에서는 제 뒷방에 예언가나 마녀가 나오는 ‘수정 볼’이 있냐고 했다”고 털어놨다.
봉 감독은 또 “극중 마셜에게 총을 쏘는 장면이 있는데 (총알이) 스쳐 간다. 그 사건이 비교적 최근이다. 근래 다른 작업 때문에 뉴욕에 갔다가 마크 러팔로를 만났는데 둘이 그 말하면서 ‘2022년에 찍은 건데 신기하지 않냐’면서 웃었다”고 회상했다.
봉 감독은 “정치적 스트레스, 정치적 코미디나 우스꽝스러운 정치 현실이 마셜 캐릭터에 투사되는 거 같다”며 “개인적으로 마크 러팔로가 그만큼 찰지게 표현해 줘서 그런 게 아닐까 한다. 원래 악역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있어야 한다. 독재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키 17’은 영화는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28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