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외야수 권희동(34)이 최근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가족에게서 큰 힘을 얻은 그는 2025년을 향해 다시 달린다.
권희동은 지난 3일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조아아르기닌맥스상을 받았다. 2013년 프로 입단 후 연말 시상식에서 처음 받은 상이다. 그는 "신인 때 시상식 댄스 무대에 오른 적은 있다. 상을 받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무대에 오르니 머리가 하얘지더라"고 말했다.
권희동이 집에 도착하자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큰 딸 나린 양이 마중 나와서 "아빠, 1년 동안 고생했어요"라고 인사한 것이다. 권희동은 "얘 엄마가 시킨 것 같다"라면서도 "엄청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권희동은 '딸부잣집' 아빠다. 그는 "연말 시상식에서 처음 상을 받는다고 하자 아내도 참석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셋째 딸이 올해 3월에 태어났다. 창원 집에서 서울까지 이동하기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오지 말라고 만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린이는 아빠가 야구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주변에 더 많이 얘기하는가 보더라"며 "(이번 수상으로) 더 책임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시상식에서 권희동은 한시라도 빨리 아내에게 돌아가기 위해 주최사에서 마련한 점심 식사도 거른 채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창원행 KTX를 놓쳐 급하게 버스로 이동했을 정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는 "시상식에서는 머리가 온통 하얬다"라며 "버스가 출발하니까 프로 선수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신인 때부터 1군에서 뛴 좋은 기억부터 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친 아쉬운 기억도 떠올랐다"며 "지금까지 프로 통산 기록이 모두 NC 유니폼을 입고 올려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권희동은 올 시즌 1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0 13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개인 첫 3할 타율을 달성했고, 출루율은 리그 전체 5위(0.417)였다. 그는 "홈런과 타점을 제외하면 2017년(타율 0.286 19홈런 86타점)보다 성적이 더 좋았다"라며 "타율 0.299와 0.300은 또 다르지 않나. 타율 앞자리를 '3'으로 바꾸니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라고 웃었다. 권희동은 올 시즌 4번 타자로 176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그는 "올해 개인 성적이 좋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시즌 종료 후 너무 허탈하고 아쉽더라"면서 "내년에는 이호준 신임 감독님과 함께 가장 오랫동안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