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와 KT 경기. KT 심우준이 2회말 좌월 3점 홈런을 날린 황재균에 이어 좌월 1점 백투백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2024.07.25.
내야수 심우준(29·KT 위즈)의 '단기 임팩트'가 꽤 강렬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심우준은 지난 16일 1군에 처음 등록됐다. 25일 기준으로 7경기를 뛰었는데 이 기간 타율이 0.400(20타수 8안타)에 이른다. 출루율(0.429)과 장타율(0.600)을 합한 OPS는 1.029. 최근 4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과 OPS가 각각 0.500(12타수 6안타), 1.333로 더 높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심우준은 상무 입대 전까지 '규정타석 타율 0.300' 경험이 없다. 2019년부터 세 시즌 연속 100안타를 해냈으나 늘 "공격보다 수비가 강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많이 달라졌다. 입대 전엔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면 이젠 깊은 생각을 한 뒤 타격하더라"며 놀라워했다.
2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와 KT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2회말 홈런을 때려낸 심우준을 반기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2024.07.25.
심우준은 25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활약했다. 특히 0-1로 뒤진 2회 말 1사 1·2루에서 황재균의 역전 스리런 홈런 직후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속 타자 홈런'을 해냈다. 심우준이 1군에서 홈런을 터트린 건 2022년 8월 26일 수원 SSG전 이후 무려 699일 만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좌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후속 타석에선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끈질긴 승부로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심우준은 "기대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특히 타격 만족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좋다"며 "상무 시절 타격 폼을 전체적으로 바꾸다 보니 내 것을 찾지 못해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 중반쯤부터 감을 찾았다. 좋은 모습이 팀 복귀 후에도 이어지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KT는 심우준이 복귀한 뒤 치른 첫 7경기에서 6승(1패)을 쓸어 담았다. 타선의 짜임새가 훨씬 단단해졌고 내야 수비의 견고함도 한층 향상했다.
2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와 KT 경기. KT 심우준이 4회 좌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2024.07.25.
심우준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채운 뒤 입대, 올 시즌 뒤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만큼 개인 성적이 중요하지만, 팀이 먼저다. KT는 6월 한때 -13까지 벌어졌던 승차 마진을 25일 '0'으로 만들었다. 10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도 단독 5위까지 올렸다. 심우준의 복귀와 맞물려 본격적으로 5강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심우준은 "올 시즌 목표는 팀이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꾸준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