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 원로 야구인이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력을 보며 전한 평가다. 개별 전력은 우월하지 않아도, 이기는 법을 아는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였다. 다른 야구인은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하는 팀"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2024시즌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10위)에 그쳤고, 간판타자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에이스 안우진이 각각 메이저리그(MLB) 진출과 군 복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키움은 두 선수가 있었을 때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8~2022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2022시즌에는 정규시즌 3위로 가을 무대에 올라, LG 트윈스를 상대로 업셋 시리즈를 만들고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했다. 이정후와 안우진이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높았지만, 그렇다고 의존하지도 않았다.
키움은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로 떠났다. 비활동기간을 마치고 새 출발에 나선 키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저마다 각오로 당찬 기운을 풍겼다. 특히 주축 선수들은 키움을 향한 저평가를 반문하며 반전 드라마 연출을 자신했다.
야수진 '맏형' 이용규는 "약팀 평가를 받는 건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말보다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팀 주장이자 팀 대표 선수인 김혜성도 "10등이 1등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예측은 신경 쓰지 않고 우리의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지명을 받고 이적한 '거포 내야수' 최주환은 "이전 소속팀들(두산 베어스·SSG 랜더스)에서 상대한 키움은 항상 까다로운 느낌을 줬다. (2023시즌) 실패 경험은 팀원들에게 성장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령탑' 홍원기 키움 감독도 "우려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새 얼굴이 나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와 선수단 모두 다시 한번 도전한다. 선발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캠프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현재 키움은 선발진 구축이 가장 큰 숙제다. 홍원기 감독은 신인 선수까지 후보로 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고형욱 키움 단장도 "트레이드 등 현장 지원을 위해 방법을 만들 것"이라고 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