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체의 군백기가 시작된다. 11일과 12일 양일간 나머지 4명의 멤버들 모두가 입대한다. BTS가 소속 레이블인 하이브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터라, 이들의 군백기가 하이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BTS 군백기 타격은 불가피한 요소라면서도, 다만 일찍이 입대를 이유로 완전체 활동을 잠정 중단해 주가 등에 리스크는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세븐틴, 뉴진스 등 같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의 약진, 현지화 전략 등 사업 다각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BTS는 하이브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완전체가 아님에도 정국과 뷔의 활약은 하이브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이브의 올해 3분기 매출은 5379억원,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7%, 19.8% 증가했다. 창사 이래 동기 대비 최대 실적이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 같은 성과는 앨범 판매량과 공연에서 두드러졌는데, 뷔는 지난 9월 앨범 ‘레이오버’를 통해 초동 210만장을 기록하며 국내 최초 초동 200만장을 넘긴 솔로 아티스트에 등극하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정국의 활약에 올해 4분기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국의 첫 솔로 앨범 ‘골든’은 발매 당일 약 214만 장 팔리면서 한국 솔로 앨범 중 첫날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군백기 탓에 BTS완전체 활동이 부재함에도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공백을 일정 부분 메웠다는 것을 증명한다. BTS 멤버들 전원 입대는 하이브 실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30만 원 선을 돌파했던 하이브 주가가 최근 10만원대로 하락했던 것에서도 멤버들의 군 입대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앨범 부문의 내년 예상 연간 매출액이 9723억 원으로 올해보다 0.4% 소폭 하락할 것”이라며 “역성장 예측의 주요 원인은 역시 BTS 부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BTS 나머지 멤버들의 동시 군 입대 계획 발표로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돼 질적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RM, 뷔, 지민, 정국의 입대를 공식 발표한 후 하이브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발표 당일인 5일 1.91%, 6일 7.27%, 8일 3.93%를 기록한 것이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6일 “최근 BTS 4명의 연말 입대 계획 발표는 오히려 불확실성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판단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내년 하이브의 영업이익을 올해 3000억 원보다 8.1% 증가한 3240억 원으로 내다봤다. 또 하이브를 내년 엔터테인먼트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학과 교수는 “BTS의 입대 문제는 몇 년간 지속돼 주가에 선반영됐을 것다. 더구나 하이브는 세븐틴 등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앨범 판매와 공연 수익에서 높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그룹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하이브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뷔와 세븐틴, 뉴진스의 앨범을 비롯해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의 월드투어 진행까지 직간접 매출의 동반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특히 세븐틴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10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써클차트 기준)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심 교수는 이어 “BTS 군백기는 하이브가 새로운 IP를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이브는 기존 아티스트뿐 아니라 내년 드림아카데미를 통해 데뷔하는 캐츠아이 등 현지화 전략의 결과물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의 성과가 BTS 입대 리스크에 대한 완충작용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