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국면으로 접어든 오타니 쇼헤이(29) 쟁탈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유력 후보 LA 다저스는 그의 LA 에인절스 시절 등 번호를 비워놓고 오타니의 선택을 기다린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다저스가 얼마 전 재계약한 구원 투수 조 켈리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고 8일(한국시간) 전했다. 켈리는 올 여름 트레이드로 다저스에 와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돼 다저스와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켈리는 이에 대해 "오타니에게 줄 수 있다면 영광"이라며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17번은 오타니가 전 소속팀 에인절스에서 달았던 등번호다. 오타니가 등번호에 특별히 애착을 드러냈던 건 아니다. 그는 앞서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에서는 11번을 달고 뛰었다. 일본 야구대표팀 등번호도 17번이 아닌 16번이다. 오타니 측은 실제로도 등번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17번을 달고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2회를 수상했다. 오타니 개인으로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 '가점 요인'이다.
빅리그 구단의 한 단장은 나이팅게일 기자에게 "다저스가 오타니와 진짜로 계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켈리에게 저런 부탁을 할 이유가 없다"며 오타니의 다저스 입단을 높게 점쳤다.
다저스는 오랜 시간 오타니의 영입 후보로 꼽혀 왔다. 팀 연봉 구조가 건전해 고액 연봉을 감당할 수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메이저리그(MLB) 관중 수 1위, 중계권료 1위로 탄탄한 재정을 자랑한다. 유망주를 끝없이 키워내는 육성 시스템,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10번의 지구 우승을 거둔 현재 전력 모두 갖췄다. MLB 데뷔 후 아직 포스트시즌도 못 올라가 본 오타니에게는 최선의 환경이다.
지난 6일에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오타니를 스토브리그 최우선 영입 대상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구단 관계자들과 오타니를 만나 2∼3시간 대화했다고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타니 측이 정보를 통제하는 가운데 이번 겨울 공식적으로 처음 밝혀진 협상 정보였다.
오타니는 다저스 외에도 토론토 블루제이스행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액 5억달러 이상의 메가톤급 계약을 앞둔 오타니는 조만간 행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지 기자들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 전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