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라이즈, 제로베이스원(제베원), 보이넥스트도어(보넥도)가 일생에 딱 1번만 받을 수 있다는 ‘신인상’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아직 여러 시상식이 남아있지만, 현재까지는 하이브 소속 보넥도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올해를 강타한 신인 보이그룹은 크게 하이브 소속 보넥도(5월 데뷔), 엠넷 ‘보이즈 플래닛’(이하 ‘보플’) 출신 제로베이스원(7월 데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라이즈(9월 데뷔)다. 이들은 대형 소속사 간의 자존심 싸움인 동시에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그룹 간 경쟁이기에 올해 하반기부터 신인상 향방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또한 4세대 걸그룹이 강세인 현 K팝신에서 향후 변화의 주도권을 잡을 보이그룹의 탄생을 알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에 각 소속사별 기싸움도 상당하다.
일단 현재까지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라이즈와 제베원만 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MAMA 어워즈’(이하 MAMA’)에서는 제베원이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보플’을 제작한 엠넷이 주관하는 시상식인 만큼 ‘MAMA’에서의 제베원 수상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3 멜론 뮤직 어워드’(이하 멜뮤)에서는 제베원과 라이즈가 동반으로 ‘올해의 신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보넥도는 눈에 띄는 신인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글로벌 라이징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신인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는 그해 음반 판매량과 음원 성적 등에서 얼마나 눈에 띄는 성과를 냈느냐가 중요하다. ‘MAMA’의 경우 신인상 심사 기준을 심사평가 20%+음원 40%(국내 25%+글로벌 15%)+음반 40%로 책정했다. ‘멜뮤’ 또한 신인상은 음원 60%+심사 20%+투표 20%이다. 결국 직접적인 소비를 행하는 팬덤의 충성도가 높아야 유리하다.
위 기준을 두고 봤을 때 음반 판매량에서 월등히 높은 성적을 거둔 라이즈와 제베원은 단연 유력한 신인상 후보다. 라이즈는 첫 앨범 ‘겟 어 기타’로 초동 101만 장을 기록하며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겟 어 기타’는 발매 3개월 째인데도 멜론 상위권 차트에 안착하며 음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제베원 또한 7월 ‘유스 인 더 셰이드’와 11월 ‘멜팅 포인트’로 100만 장이 훌쩍 넘는 판매고를 올려 2개 앨범 연속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보넥도는 5월 데뷔 앨범 ‘WHO!’가 초동 11만 장을 기록했으며 9월 미니 1집 ‘WHY..’가 44만 장의 판매고를 올려 약 3배가 증가했지만, 라이즈와 제베원의 기록과는 차이가 크기에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았다.
보넥도의 신인상 불발에 앨범 발매 시기에 따른 편차가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연말 시상식 수상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말에 앨범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11월에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이 몰리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며 “라이즈는 10월 말, 제베원은 11월에 새 앨범을 발표했지만 보넥도는 9월 초 앨범이 마지막”이라고 짚었다.
다만 아직 주요 가요 시상식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다음 달 2일 ‘제33회 서울가요대상’이 개최되며, 6일에는 ‘제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가 열린다. ‘서울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신인상 부문에 라이즈, 제베원, 보넥도 모두 이름을 올렸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신인상 수상에는 음판 판매량, 음원 성적, 차트 순위, 투표량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결국 팬덤의 힘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형 기획사의 아티스트일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즈는 소속사의 지원과 함께 히트곡으로 라이징 스타가 됐고, 제베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었다. 다만 보넥도는 하이브의 여러 레이블 중 한 곳에서 배출했기에 아직 하이브의 대표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어떤 콘텐츠와 어떤 지원을 받느냐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과연 남은 시상식들에서 라이즈와 제베원이 4연속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보넥도가 뒷심을 발휘할지 결과에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