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건희, 김세훈, 김현서. 박승호. 사진=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22세 이하(U-22) 자원들의 반란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이어질까.
인천은 지난 24일 U-22 선수 3명을 선발로 투입해 K리그1 챔피언 울산 현대를 3-1로 꺾었다. 지난 5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박승호가 프로 데뷔골을 넣으며 울산 격파에 앞장섰다.
이날 함께 선발로 나선 박현빈과 최우진 후반 교체 투입된 김민석, 박진홍, 김건희 등 U-22 자원 6명이 제 기량을 펼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U-22 선수를 셋 이상 투입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2002~2004년생이 주축이 돼 승전고를 울렸다.
인천은 이미 신인 선수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해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지난달 신인 6명을 앞세운 광주FC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울산전 승리는 단순 ‘운’이 아닌, 인천 U-22 자원의 경쟁력을 증명한 한 판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박승호. 사진=프로축구연맹 신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인천은 델 브리지, 신진호, 제르소 등 주전 자원이 줄부상을 당했다. 아울러 빡빡한 일정 속 선수들을 고르게 활용해 체력 안배도 해야 했다. 어린 선수들을 활용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 그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리그를 넘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신인의 패기가 보일지 주목된다. 인천은 28일 오후 7시 안방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ACL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인천은 앞선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2연승을 거뒀지만, 산둥 타이산(중국)에 2연패를 당했다. 인천(승점 6)은 2경기가 남은 현재, 요코하마, 산둥(이상 승점 9)에 이어 G조 3위다. 1, 2위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 센터백 김건희. 사진=KFA 토너먼트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요코하마를 넘어야 한다. 인천은 지난 9월 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요코하마를 4-2로 제압,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당시에는 제르소, 에르난데스 등 외국인 선수들이 훨훨 날았다. U-22 자원은 한 명도 피치를 밟지 못했다.
두 달 전과는 상황이 바뀌었다. 박승호, 박현빈, 최우진, 김건희 등 어린 선수들이 선발되는 이유를 경기에 나설 때마다 증명하고 있다. 앞서 두 차례 파격적인 기용으로 재미를 본 인천이 요코하마를 상대로도 ‘영건’ 카드를 꺼내 들며 ACL 16강에 다가설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