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만 찾던 광고계가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알파세대 합성어)' 사이에 인지도가 높은 라이징 스타를 광고 모델로 속속 발탁하고 있다. 최근 톱스타들의 마약과 사생활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수억원에 달하는 모델료를 지불하면서 '하이리스크'를 감내하는 것보다 신선한 마스크를 발탁하는 편이 낫다고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광고주들은 신인만의 풋풋한 이미지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추구하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최근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로 배우 노윤서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노윤서는 2022년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데뷔해 tvN '일타 스캔들', 넷플릭스 '20세기 소녀' 등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린 신예다. 특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10대 청소년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출산하는 당찬 역할을 맡아 인상을 남겼다. 일타 스캔들에서는 사교육 없이 자신만의 공부를 해 나가는 여고생 '남해이' 역할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갓 데뷔한 신인으로 풋풋한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파리바게뜨가 2016년 이후 7년 만에 노윤서를 얼굴로 내세운 이유로 잘파세대와 소통을 거론했다. 노윤서의 청량하고 싱그러운 이미지가 잘파세대와 끈을 연결하는데 부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젊은 세대는 대형 체인인 파리바게뜨 대신 각지에 퍼진 작은 빵 맛집을 찾는 추세다. 대중적인 것보다 숨은 맛집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문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잘파세대와 공감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전하기 위해 독보적인 스타일의 배우 노윤서를 기용하게 됐다"며 "앞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가치를 알릴 것"이라고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별빛 청하 스파클링'도 지난 7월 노윤서를 모델로 선정하고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별빛 청하 스파클링만의 독특한 감성과 분위기를 강화하기 위해 2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워너비 라이징 스타'로 각광받는 노윤서를 새롭게 선정했다는 것이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다.
뷰티브랜드 '마녀공장'은 신예 배우 최희진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판테토인 라인'의 홍보를 맡겼다. 최희진은 웹드라마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신예 배우다. JTBC 드라마 '힙하게'에서 'BJ 시아양' 역을 맡아 선이 굵은 이미지를 남겼다.
마녀공장 관계자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당차게 자신만의 연기 커리어를 쌓아 나가고 있는 배우 최희진의 활기차고 신선한 이미지가 마녀공장의 브랜드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앰버서더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스포르티브(이하 르꼬끄)'는 최근 배우 신예은과 배인혁을 새로운 모델로 발탁하고, 겨울 캠페인 '올겨울 꼭 너와' 이미지를 공개했다.
신예은과 배인혁은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캐릭터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향후 스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르꼬끄 역시 두 사람이 MZ세대의 대표 배우로 활약이 주목되는 신예 스타로 평가했다.
르꼬끄 측은 "건강한 에너지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를 가진 두 신예 배우가 '스포츠의 즐거움'이라는 르꼬끄의 브랜드 가치를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광고계는 최근 배우 이선균과 지드래곤 등의 마약 파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학습지와 의약품 광고 모델로 활약했던 이선균이 마약 외에도 적절치 않은 사생활 이슈까지 불거지자 톱스타를 기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정상급 톱모델은 10억원 이상, 인지도가 높은 톱 수준도 4억~8억원 이상의 모델료가 드는데 사생활 리스크까지 겹치면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라리 대중적으로 인지도는 조금 낮더라도 신선하고 젊은 세대에 소구력이 있는 라이징 스타가 비용 대비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