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 시즌1이 시청률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회까지 방송되며 반환점을 돌았지만,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제 믿을 건 시즌2뿐이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한 ‘7인의 탈출’은 수많은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악인 7명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드라마. 방송 전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순옥 작가, 주동민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 내내 5~6%대 시청률을 전전하며 ‘순옥적 허용’의 실패라는 평이 잇따르고 있다.
동시간 경쟁작인 MBC 드라마 ‘연인’ 파트2가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10%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뼈아픈 결과다.
결국 ‘7인의 탈출’ 제작진 측은 시즌2 방송을 앞두고 PD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시즌1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주동민 PD가 하차하고 오준혁 PD가 시즌2부터 연출을 맡게 됐다.
주동민 PD는 김순옥 작가와 ‘황후의 품격’ (2018~2019), ‘펜트하우스’ 시리즈(2020~2021)까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던 터라 이번 하차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는 게 방송계의 분석이다. SBS 관계자는 “PD 교체를 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시즌2부터 시청자 반응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즌2가 성공하려면 시즌1의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 ‘7인의 탈출’은 첫 방송부터 연예계 행사장에 폭력배들이 난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담겼고, 여고생의 원조교제와 출산, 가정 폭력 등 자극적 소재로 논란이 됐다. 특히 금라희(황정음)가 친딸 방다미(정라엘)를 폭행하는 장면은 논란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물론 ‘7인의 탈출’이 악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피카레스크 장르라는 면에서 어느 정도 자극적 장면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중요한 건 공감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는 “김순옥 작가의 전작 ‘펜트하우스’의 경우도 자극적인 소재가 많이 나왔지만, 교육에 눈이 먼 부모의 욕심 등 공감할 만한 소재가 있었다”며 “현재 ‘7인의 탈출’은 악인들에게 공감할 만한 개연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악인들이 나오는 경우 이들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통쾌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12회까지 방영된 ‘7인의 탈출’은 통쾌함보다는 답답함을 줬다. 한모네(이유비)의 숨겨진 과거를 알고 있는 지아(정다은)가 복수를 결심하자마자 바로 죽임을 당하고, 덕선 경찰서 형사 반장 남철우(조재윤)에게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한 경찰이 10분도 안 된 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게 그 예다. 여기에 일부 배우들의 과장된 표정과 말투는 몰입도를 깨트렸다는 평이다.
현재 ‘7인의 탈출’ 시즌2는 촬영이 진행 중인 상황. 제작진은 “시즌2부터는 선과 악의 경계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총 17부작인 ‘7인의 탈출’ 시즌1은 11월 중순 막을 내린다. 과연 오준혁 PD를 필두로 ‘7인의 탈출’ 시즌2가 전 시즌의 부진을 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시즌2는 내년 3월 방송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