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골퍼’ 박주영이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데뷔 14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뒤 박주영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아들을 번쩍 안아 올렸다.
박주영은 지난 1일(한국시간)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투어 데뷔 이후 14년만, 무려 279번째 출전 경기 만에 거둔 쾌거였다. KLPGA 투어 최다 출전 첫 우승 새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KG오픈에서 260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한 서연정이 보유하고 있었다.
박주영. KLPGA 제공
우승 후 박주영은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해서 영영 못 할 줄 알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면서 “사실 우승을 하면 은퇴하려고 해서 그 이후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기만 키우고 골프를 안하면 어떨까라는 고민도 했는데 우승을 하고 나니 내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2021년 결혼한 박주영은 지난해 아들을 낳고 약 1년 동안 골프를 쉬다 지난 4월 필드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육아와 훈련을 병행하는 강행군을 이어와야 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아기를 낳고 휴식하는 동안의 공백기와 몸의 변화가 큰 핸디캡인데, 그런 핸디캡을 정신력이 이겨내게 한다”라고 말하며 덤덤하게 말했다.
박주영은 엄마 골퍼로는 김순희와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투어 사상 네 번째 우승자가 됐다. 그만큼 힘든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주영은 당당했다. 그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우승을 해보니 아기를 낳아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박주영. KLPGA 제공박주영. KLPGA 제공
다만 “명절이라 아기 봐주시는 이모님이 출근하지 않아 집안일을 병행해야 했다. 연휴 때는 잠깐이라도 아기를 맡겨놓을 수 있는 탁아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협회가 육아에 대한 걸 신경 써주시면 (엄마 골퍼들이) 롱런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환경이 나아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함께 내비쳤다.
우승 후 은퇴를 고려했던 박주영은 은퇴 대신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했다. 박주영은 “첫 우승을 했으니 다음 우승을 하고 싶은 목표가 생긴다. 두 번째 우승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추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자 내 삶의 원동력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