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도쿄 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서 전체 4위로 들어온 정진화(오른쪽)가 동메달을 딴 전웅태를 끌어안고 있다. 둘은 하루 15시간씩을 함께 땀 흘린 동료였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근대5종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정진화(34·LH)가 대표팀을 은퇴한다.
정진화는 2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근대5종 남자부 경기에서 합계 1477점으로 아쉽게 4위에 그쳤다. 3위 리 슈후안(중국·1484점)과 7점 차. 그러나 전웅태(광주광역시청), 이지훈(LH)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단체전은 개인전 상위 3명의 점수 합계로 순위를 가린다. 왼쪽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금메달을 합작한 정진화(왼쪽부터), 이지훈, 전웅태. 사진=연합뉴스
정진화는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뜻밖의 발표를 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진화는 한국 근대5종 대표팀의 맏형이다. 최근 근대5종이 많은 관심을 받기 전에 에이스로 활약했다. 인천에서 열린 2014 AG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2017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딴 전웅태에 조금 뒤져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그는 마지막 각오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AG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전웅태(1508점)와 이지훈(1492점)이 1~2위를 차지했고, 정진화가 4위로 힘을 보태, 한국(4477점)은 중국(4397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합작했다. 사진=연합뉴스
3년 전 4위에 그친 아쉬움을 날릴 수 있는 파리 올림픽(7월 26일 개막)까지는 10개월 여 남았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을 위해 태극마크를 내려놓기로 했다. 이미 코치와 선수단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 놓은 상태였다. 근대5종 국가대표 정진화가 22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준결승에서 레이저런(육상+사격) 경기를 마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내년 파리 올림픽에 출전도 생각했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력적인 한계와 부담감을 많이 느껴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복에서 뒤따라가는 입장이 되다 보니 팀에 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져서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지만, 4위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만족한다"며 "국가대표 생활을 금메달로 마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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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화는 선수 생활 지속 여부에 대해선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는 소속 팀과 상의할 것"이라면서 "막내가 단체전 시상대에 함께 올라서지 못했지만 우리 모두 피땀 흘리며 함께 운동한 시간이 금보다 더 크고 값진 것을 알고 있다. 이제 후배들을 뒤에서 밀어주고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