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데뷔 이래 첫 악역이다. 순한 외모에 액션형 피지컬도 아니건만 이상하게 이질감이 없다. 영화 ‘악마들’의 장동윤 이야기다.
‘악마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장동윤과 만났다. 다양한 배역에 도전, 배우로서 무기를 더 갖고 싶다는 그는 이번 작품이 흥행 여부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기를 몇 년 해보면서 새롭고 도전적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람들이 제게 특정한 어떤 이미지를 바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무기를 늘리고 싶어요. 엄청 잘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 길을 팔 수도 있는데, 아직은 제게 그런 무기는 없는 것 같아서요. (웃음) 여러 가지를 해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몸이 뒤바뀐 형사 재환(오대환)과 사이코패스 살인마 진혁(장동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장동윤은 사람의 신체를 무자비하게 훼손해 살해하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 다크웹에 유포하는 악질적인 살인마 진혁을 연기했다.
스스로에게 가혹한 편이라는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서도 여러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흡연은 물론 술도 거의 하지 않았고, 몸 컨디션을 고려해 숙면에도 신경을 썼다. 촬영이 몰리는 기간에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마시게 되다 보니 평상시엔 커피도 줄였다.
그럼에도 이유가 없는 살인을 지속하는 진혁에 이입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는 “내가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와 톤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광기에 항상 사로잡혀 있는 캐릭터였다”며 “내가 연기를 잘할 수 있을지 촬영 전엔 솔직히 걱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김재훈 감독은 외려 선하기만 할 것 같은 장동윤의 외모 때문에 그를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윤은 “살인마 가운데는 평범하거나 전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생긴 사람들이 많더라”며 “그래서 감독님이 이미지적으로 순하고 살인마와 동떨어져 보이는 사람을 진혁 역에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런 면이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아쉽긴 아쉽죠. 제가 연기한 작품들을 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거든요. ‘악마들’에서 진혁은 형사 재환과 몸이 바뀌잖아요. 그래서 두 가지 이미지를 모두 보여드려야했는데, 진혁 때는 조금 더 임팩트가 있고 재환이었을 때는 인간미가 있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새로운 도전에 어찌 아쉬움이 없으랴. 장동윤은 그럼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애쓸 계획이다. ‘악마들’ 속 진혁처럼 자신 안에 있는지도 몰랐던 이미지를 꺼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늑대사냥’에 출연했던 게 ‘악마들’ 캐스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누군가 또 ‘악마들’을 보고 ‘장동윤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네’라고 생각을 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제 일자리도 늘어날 거고요. (웃음) 배우로서 제 가치를 계속 높여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