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영은 20일 LG 트윈스와 창원 홈 경기에 선발 등판, 3회 초 선두타자 문보경의 투수 강습 타구에 얼굴 부위를 맞았다.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며 마운드 위에 쓰러진 그는 구급차에 실려 야구장을 빠져나갔다. 창원 NC파크를 찾은 3433명의 관중이 일순간 침묵할 정도로 아찔한 장면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타구에 왼 광대뼈를 맞았다. (검진에서) 안와부 골절 소견이 나와 추가 검사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안와골절은 안구를 둘러싼 뼈에 생긴 골절이다. 상처 부위의 부기가 빠지는 걸 기다려야 하는데 자칫 안구함몰이나 복시(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 시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워낙 민감한 부위라서 시간을 두고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지난 17일(한국시간) 89.7마일(144.4㎞/h) 타구에 얼굴을 맞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투수 태너 하우크(보스턴 레드삭스)는 나흘 뒤에야 플레이트 삽입 수술이 결정됐다. 다만 안와골절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하는 건 아니다. 미국안과학회(AAO)에 따르면 안와골절이 작은 경우엔 얼음주머니로 부기를 줄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와가 저절로 치유되는 방법을 권장한다.
최성영은 일단 안와골절 소견이 나와 당분간 등판이 어려울 전망이다. NC 다이노스 제공
안와골절에 뇌진탕 증상까지 있으면 상태가 더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임선남 NC 단장은 21일 오전 본지와 통화에서 "어제 일단 병원에서 퇴원했고 오늘 다시 검진받을 예정"이라면서 "일단 첫 소견은 골절이었는데 응급 상태는 아닌 거로 판단해 퇴원했다. 맞는 순간 굉장히 위험했는데 뇌진탕 증상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인 거 같다"고 말했다.
수술 여부를 떠나 최성영의 등판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골절된 뼈가 붙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구창모와 에릭 페디가 전열에서 이탈한 NC로선 악재가 겹쳤다. 구창모는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굴곡근 미세 손상 문제로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현재 일본 요코하마에서 재활 치료 중인데 23일 입국한 뒤 재검진할 계획. 일정상 6월 내 복귀가 어렵다. NC는 지난 14일 외국인 에이스 페디마저 오른 전완부 부상으로 1군 제외됐다. 구창모보다 복귀가 빠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확한 시점엔 물음표가 찍혔다.
최성영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이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선발 공백을 채우는 스윙맨으로 맹활약했다. 부상 전 성적도 7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로 준수했다. 선발 원투펀치가 빠진 상황에서 최성영까지 다쳐 로테이션 운영이 더욱 꼬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