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은 지난 9일 발표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최종 엔트리(24명)에 포함됐다. 구창모(NC 다이노스) 최원준(KIA 타이거즈)과 함께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평균 연령 23.2세의 젊은 대표팀에서 박세웅의 나이와 프로 경력이 가장 많다. 2014년 프로 입단한 박세웅은 벌써 10년 차다. 그는 "대표팀 최고참을 맡은 건 처음이다. 부담도, 책임감도 크다"며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박세웅이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B조 본선 1라운드 일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세웅에게도 이번 대표팀은 절실하다. 지난해 가을 상무 야구단 입대를 포기해 항저우 AG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거나,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올 시즌 종료 후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한다.
박세웅은 항저우 AG 투수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12명 중 대표팀 경험이 가장 많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를 시작으로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 다녀왔다. 국제대회에서 박세웅은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 투수로도 나선 경험이 많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표팀 내 전문 구원 투수가 적다는 평가에 대해 "6경기를 치르게 될 텐데 1+1 선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는 컨디션도 고려했다. 박세웅은 4월 4차례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했지만, 5월 이후 7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18로 호투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세웅은 태극마크에 진심이다. 지난 2월 WBC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보름 동안 소속팀 전지훈련 기간에 홀로 국내에 남아 훈련했다. 짧은 기간 인천-괌-인천-미국을 오가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훈련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웬만한 책임감 없이 내리기 쉽지 않은 결단이다. 박세웅은 WBC 일본, 체코전 2경기에 나와 6이닝 무실점으로 가장 잘 던졌다.
박세웅은 "국가를 대표해서 뽑힌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 지난 WBC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합류 전까지, 또 아시안게임을 다녀온 후에는 '안경 에이스'의 역할에 매진한다. 최동원-염종석의 계보를 잇는 박세웅은 롯데의 토종 에이스를 맡고 있다. 지난가을에는 5년 총 90억원의 조건으로 구단 최초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롯데는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5할대 승률을 훨씬 상회한다. 박세웅은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다. 박세웅(오른쪽)이 2017년 10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3회 초 만루 위기를 넘기고 포수 강민호(현 삼성)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의 마지막 가을 야구는 2017년이었다. 당시 박세웅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아직 그 기억이 선명하다. 다시 한번 부산 사직구장에서 그때의 함성과 기세를 올리고 싶다. 박세웅은 "팀이 상위권에 있는데 더 위로 올라가고 싶다. 그래서 (포스트시즌 때) 밑에서 올라오는 팀을 기다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