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 3’(이하 ‘김사부3’)가 대장정 끝에 17일 막을 내린다. ‘김사부3’는 지상파 드라마로는 드물게 3번째 시즌까지 끌고 오면서 확장된 세계관과 신념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습을 통해 안방극장에 큰 울림을 전했다.
‘김사부’ 시리즈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작고 초라한 돌담병원이 배경인 작품. 한석규가 연기한 주인공 김사부는 대형 병원들이 돈 되는 치료에 매달리는 현실에서도 환자의 치료를 우선시하는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며 이를 ‘낭만’이라고 하는 인물이다.
‘김사부’ 시리즈가 시작하고 햇수로만 8년이 흘렀다. 그 사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의 영향력이 커지고 드라마의 인기 장르도 수차례 바뀌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김사부’ 시리즈는 고집스럽게 돌담병원과 김사부의 낭만을 지켜왔다.
시청자들은 이 같은 ‘김사부3’에 두자릿수 시청률로 화답하며 제작진과 김사부의 낭만에 대한 고집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켰다. 종영을 2회 앞둔 상황에서 ‘김사부3’의 최고 시청률은 지난 10일 방송한 14화가 기록한 14.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였다. 최종회에서 시청률이 더 높아질 수는 있지만 시즌1(27.6%), 시즌2(27.1%)의 최고 기록을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콘텐츠 및 플랫폼의 다변화, 주중에서 주말로 바뀐 시간대, 대중의 시청패턴 변화 등을 감안한다면 결코 낮은 성적은 아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김사부’ 시즌3 흥행요인에 대해 “꾸준히 의사의 직업윤리와 인간으로서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착한 드라마로서 있을 수 있은 식상함을 상쇄시켰다”면서 “여기에 ‘외상센터’라는 공간이 더 해지면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표현됐고, 김사부의 신념을 설득력있게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상파 드라마로서 시즌3까지 이어온 많지 않은 경우지만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시즌3까지 흥행한 건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사부3’가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점은 차진만(이경영)의 투입이었다. 극 중 김사부의 추천으로 돌담병원 외상센터장으로 오게 된 차진만은 김사부와 젊은 시절 라이벌로 실력이 뛰어난 의사다. 하지만 시스템과 원칙을 우선으로 하는 차진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환자의 생명이 우선인 김사부와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겪는다.
드라마는 차진만에게 비난만 할 수 없도록 시청자들을 이해시켰다. 김사부의 낭만은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의사들을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김사부와 차진만을 두고, 낭만닥터와 현실닥터의 대결이라고 불렀다. 의사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높인 것이다.
‘김사부3’는 이제 2회를 남겨두고 있다. 내부갈등을 겪었던 ‘돌담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회에서 서우진(안효섭)은 산불 소식에 휴게실에서 강동주(유연석)와 수술 문제로 대립하며 농성 중인 외상 스태프들에게 달려갔고, 차은재(이성경)는 농성을 그만두기로 했다. 서우진과 차은재가 외상 스태프들을 어떻게 설득해 업무에 복귀할지 시청자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