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최고 수혜자는 배우 민우혁이다. 일찌감치 뮤지컬계에서 인지도가 있었지만 ‘닥터 차정숙’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민우혁은 “감사하게도 드라마 영화 쪽에서 작품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자신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담은 드라마로 지난 4일 18.5%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민우혁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 입양아 출신이자 이식(간담췌) 외과 전문의 로이 킴 역할을 맡았다. 그는 극중 로이 킴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정의 내렸다.
“미국인, 외과의사라니 단 한 번도 연기해보지 않은 인물이고 의학 용어도 참 어려웠어요.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위해 실제 의사 선생님과 만나 배우고 엄청나게 연습했죠. 그런데 완벽한 남자라는 프레임 자체는 정말 민망했어요(웃음). 오죽하면 촬영 전 스스로 주문을 걸었겠어요. ‘나는 슈퍼스타다. 콘서트를 막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온 아이돌이다’ 이렇게요.”
민우혁은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촬영 때만 해도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여전히 꿈을 꾸는 것만 같다”고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감독님께서 애를 써주셨죠. 중요한 역할이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차정숙보다 민우혁이 더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방송 끝나고도 시청자 반응들 캡처해 주시고 감독님이 다들 로이킴에 빠졌다고 말해서 행복했어요. 그리고 감독님께서 극 중 서인호와 차정숙의 관계에 로이킴이 삼각 구도로 들어가는데 서인호와 상반 된 이미지가 필요해서 덩치도 크고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할 것 같은 피지컬의 인물을 생각했는데 저를 보고 5분 만에 캐스팅을 결정하셨대요.”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이 많은 인기를 받으면서, 자신을 향해 높아진 대중의 관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작품 이후 주변에서도 절 정말 많이 알아보셨죠. 한 번 저희 아들을 픽업하러 학교에 갔는데 소규모 사인회가 열릴 정도였어요 하하. 또 제가 용인 수지에 오래 살고 있고 주민들과도 종종 인사를 하는데 ‘닥터 차정숙’ 이후 저를 처음 보는 것처럼 ‘여기 사세요?’라고 반응하시더라고요. 로이 킴이 뜨긴 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민우혁은 엄정화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오래 무명 기간을 겪고 뮤지컬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나간 ‘불후의 명곡’에 당시 전설로 나온 분이 엄정화였다. 제가 고등학교 때 정화 누나는 이미 연기자, 가수로서 슈퍼스타 같은 존재였다”고 전했다.
“대본을 처음 받고 ‘엄정화’ 이 세 글자를 보자마자 ‘이 작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야 한다’고 다짐했죠. 실제로 정화 누나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배우였어요. 항상 저에게 먼저 질문해주셨죠. ‘우혁아 이렇게 할래?’ ‘이건 어떤 거 같아?’라고요. 드라마에서 첫 호흡이었는데, 누나와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