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 같은 속도라면 전편에 이어 ‘쌍천만’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은 전날 하루 동안 69만 8289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누적 관객 수 521만 632명을 기록했다. 2위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이 하루 동안 3만 3620명의 관객을 모은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1위 수치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범죄도시3’은 현충일에 누적 관객 6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개봉 전 유료 시사회로 48만 명을 동원하고 시작했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속도다. 개봉 2일째에 100만, 3일째에 200만, 4일째 300만, 5일째 400만, 6일째 500만을 넘어서며 하루에 약 100만 명씩을 추가하고 있다.
‘범죄도시3’의 흥행이 더욱 반가운 건 엔데믹 시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그간 한국영화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1000만 고지를 넘은 건 유일하게 ‘범죄도시2’ 뿐이고, 그 이후로 관객 수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작품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없는 상황이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500만 고지를 넘어선 작품조차 ‘범죄도시3’이 유일하다.
‘범죄도시3’은 대체불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뒤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전편에 이어 이상용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이 무대를 베트남으로 넓혔다면, 이번 3편에서는 마석도의 근무지가 금천서에서 광역수사대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앞서 1, 2편에 등장했던 마석도의 동료들이 사라져 아쉬워하는 관객도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시리즈를 이어나가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는 게 이상용 감독의 설명이다.
1편 기획부터 함께했던 마석도 역의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무려 8편까지 기획하고 있다. 2017년 개봉한 1편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 688만 명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2편 제작이 가능해졌고, 2편은 무려 1269만 명을 동원하며 3편을 위한 레드카펫을 깔아줬다. ‘범죄도시3’까지 1000만 고지를 넘어서면 막바지 후반작업에 돌입한 ‘범죄도시4’까지 그 후광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까지 시리즈로 이어진 한국영화가 두 편 연속 ‘천만 영화’에 등극한 건 ‘신과 함께’가 유일하다. ‘신과 함께’는 1편인 ‘죄와 벌’이 2017년 개봉해 14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2편인 ‘인과 연’이 이듬해 12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외화까지 확장하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1, 2편과 ‘아바타’ 1, 2편이 각각 ‘쌍천만’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마블 영화 중에선 ‘어벤져스’ 2~4까지 천만 기록을 세웠다.
시리즈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 국내 영화 시장에서 ‘범죄도시’가 쓰는 기록은 괄목할 만한 성취다. 6일 오전 기준 ‘범죄도시3’의 예매율은 여전히 58.7%로 이날 개봉한 ‘트랜스 포머: 비스트의 서막’의 17.3%를 압도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에도 굳건한 ‘범죄도시3’의 흥행 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범죄도시3’이 침체돼 있는 한국영화 부활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