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61) 수원FC 단장이 밝힌 새 청사진이다. 인재육성을 구단 핵심가치로 내걸고 어린 선수를 프로팀 주축 선수로까지 직접 키워가겠다는 것이다. 수원시를 연고로 둔 시민구단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선수단 절반 이상을 ‘수원 출신’ 선수들로 꾸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최순호 단장은 지난달 30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수원FC 창단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직접 수원FC 새 비전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수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통해 외부에서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선수를 키워가겠다. 그것도 수원시 출신 선수들을 키워서, 적어도 10년 안에는 선수단 50~70%는 수원 출신 선수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수원시청축구단으로 출범한 수원FC는 실업축구를 거쳐 2013년부터 K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연고가 같은 수원 삼성과 달리 수원FC는 수원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이다. 최 단장이 수원 출신 유망주들을 직접 육성해 이들이 프로팀까지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배경이다.
이를 위해 수원FC는 육성지원체계를 구체적으로 가다듬을 예정이다. 현재 3개의 유스팀 카테고리를 10세 이하(U-10) 팀부터 18세 이하(U-18) 팀까지 5개로 확대해 육성 시스템을 세부화하는 게 첫걸음이다. 여기에 프로팀과 U-18팀 사이엔 K4리그에 참가하는 수원FC B팀(2군) 운영 계획도 세웠다. 수원 출신 선수가 연령별 유스팀과 B팀을 차례로 거쳐 성장한 뒤 프로무대를 누비는 게 최순호 단장과 수원FC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수원FC 창단 20주년 기념식. 수원FC 제공 최순호 단장은 “육성지원체계를 잘 다듬어서 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스팀을 세분화해서 내부에서 선수를 키워야 한다. B팀 운영은 어렵더라도 필요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시작해 보겠다. 19~21세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서 수원FC가 미래에는 걱정 없이 선수를 키울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 그래서 수원 출신 선수들이 수원FC를 이끌어가는 팀이 되도록 기초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비단 남자팀뿐만 아니라 여자팀인 수원FC 위민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게 최순호 단장의 설명이다. 수원FC는 지난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수원도시공사를 통합해 국내 최초로 남·여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지소연 등 기념식에 참석한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여자팀에 대한 최 단장의 약속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1월 부임한 최순호 단장은 그동안 행정가로서 쌓아온 경험과 성과에 대한 자부심으로 수원FC 변화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단장으로 선임됐을 때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축구 인생에서 많은 혁신적인 일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하지 않았던 걸 많이 완성했고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담대한 변화가 이 시기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행정가로서 수원FC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