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군에서 무시무시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고 있는 신영우. 신영우는 시범경기 막판 2군에 내려간 뒤 본지와 인터뷰에서 "잘 던지는 게 내 의무"라고 말했다. NC 다이노스 제공
올 시즌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은 '역대급'이다. 문동주·김서현(이상 한화 이글스) 윤영철(KIA 타이거즈)을 비롯한 대형 신인들이 엎치락뒤치락한다. 여기에 박명근(LG 트윈스) 이용준(NC 다이노스) 송영진(SSG 랜더스) 등이 가세, 경쟁률이 껑충 뛰었다. 그런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NC 오른손 투수 신영우(19)가 신인왕 레이스 참전을 준비한다.
신영우는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된 그는 줄곧 퓨처스(2군)리그에 몸담고 있다. 경험을 쌓는 게 더 필요하다는 구단의 판단이었다. 4월 고전한 신영우는 5월에 달라졌다. 월간 2경기 12이닝 19탈삼진 무실점. 44타자를 상대해 피안타 딱 1개만 허용했다. 사사구 7개(볼넷 5개, 몸에 맞는 공 2개)가 있었지만 모두 실점을 막아냈다.
24일 삼성 라이온즈 2군전에선 5이닝 노히트노런으로 승리를 따냈다. 탈삼진이 개인 한 경기 최다 11개(종전 8개). 2회 초와 3회 초에는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채웠다. 특히 3회에는 1군 경험이 있는 이병헌과 이성규, 김동진을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고 153㎞/h까지 찍힌 빠른 공을 앞세워 힘으로 타자를 압도했다.
강인권 감독은 "삼진에 비해 볼넷이 많아 걱정"이라면서 "볼넷을 조금 더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선수여서 조금 더 그 부분에 중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1군 콜업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NC는 국내 선발진이 유동적이어서 충원이 필요할 수 있다. 임선남 NC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보다 일관성이 있다"며 "(신영우의) 콜업은 감독의 의중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투수 대어 중 하나였던 신영우. NC 다이노스 제공
경남고를 졸업한 신영우는 될성부른 떡잎이다. 2023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김서현(당시 서울고) 윤영철(당시 충암고)과 함께 '투수 빅3'로 분류됐다. 김서현과 윤영철이 전체 1,2 순위에 지명됐고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가 야수 김민석을 호명했다. 4순위 지명권을 가진 NC는 주저 없이 신영우를 픽했다. 민동근 NC 스카우트 팀장은 신영우를 두고 "올해 드래프트에 참여한 선수 중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가장 좋다. 기량은 두말할 것도 없이 뛰어나다"며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h 후반, 최고 154㎞/h까지 기록했다.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신영우는 차근차근 스텝을 밟았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선 80~90% 강도로 진행한 불펜 피칭에서 149㎞/h 기록, 기대를 높였다. 시범경기에선 2경기 등판해 3이닝 1실점 했다. 개막전 합류가 무산됐지만 "주말 경기에 나갔을 때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났다. 그래서 잘 던지는 게 의무"라고 말할 정도로 성숙한 모습이었다. 2군 밥을 먹은 신영우는 더 단단해졌다. 그가 1군에 데뷔하면 신인왕 판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