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새로운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베일을 벗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인어공주’에는 원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노래부터 새롭게 추가한 노래까지 총 15곡의 노래가 담겼다.
가장 주목을 받는 노래는 원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타이틀곡 ‘파트 오브 유어 월드’와 ‘언더 더 씨’다. 특히 할리 베일리의 ‘파트 오브 유어 월드’는 청아한 목소리와 깊은 울림이 있는 가창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인간 세상의 물건을 모아둔 자신의 공간에서 육지 세상을 그리워하는 에리얼의 간절한 마음을 잘 표현해냈다.
‘인어공주’의 연출을 맡은 롭 마샬 감독은 미국 매체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서 할리 베일리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롭 마샬 감독은 “처음부터 유색인종 여성을 캐스팅하려는 전제는 없었다”며 “그래미 시상식에서 천사처럼 노래하는 할리 베일리를 봤다. 그에게서 정말 천사같은 다른 차원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할리 베일리의 노래가 ‘인어공주’에 필요했다는 뜻이다.
디즈니 최고의 OST로 평가받는 ‘언더 더 씨’는 가히 완벽하다고 할 정도다. 애니메이션 곡은 199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후보까지 올랐다. 실사 영화에서는 해양 생물들의 화려한 색감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 더해져 더 풍부해졌다. 세바스찬(다비드 디그스)이 착착 붙는 목소리와 리듬감 넘치는 운율로 안전하고 즐거운 바다속을 노래하고, 에리얼(할리 베일리)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코러스를 더한다.
새롭게 추가된 3개의 노래도 매력적이다.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 킹)가 단독으로 부르는 노래 ‘와일드 언차티드 워터스’가 추가됐다. 롭 마샬 감독은 에릭 왕자가 바다를 갈망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에리얼이 목소리를 잃고 마음 속으로 부르는 노래 ‘포 더 퍼스트 타임’도 추가됐다. ‘인어공주’ 음악 감독인 린 마누엘 미란다는 에리얼의 신곡에서 카리브해 섬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 위해 노력했다. 뭍으로 올라온 에리얼은 처음으로 중력을 느끼고, 뜨거운 촛불을 만지고, 코르셋을 차려입는 등 ‘처음 겪는’ 일 투성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과 목소리를 잃었다는 상실감이라는 복잡한 심경을 노래했다.
원작에서는 음치로 등장하는 스커틀(아콰피나)의 노래 ‘더 스커틀벗’(The Scuttlebutt)은 흥겨운 리듬과 딱 들어맞는 라임으로 관객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갈매기 스커틀은 늘 어딘지 나사 빠진 소문(butt)을 늘어놓는데, 세바스찬과 정신없는 스무고개를 이어가며 에릭 왕자의 결혼 소식을 알린다. 13세부터 랩을 시작했다는 아콰피나는 허스키한 목소리와 빠른 속사포 랩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매료시킨다. 스커틀의 노래에는 멜로디가 거의 없는 편인데, 이는 스커틀 두뇌에 ‘패턴’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정 때문이다. 린 마누엘 미란다의 표현으로는 ‘가장 맛있는 주의력결핍장애(ADHD)가 폭주하는 생각의 기차’다.
이 밖에 우슐라(멜리사 맥카시)의 ‘푸어 언포추네이트 소울즈’도 섬뜩한 빌런 우슐라의 꼬드김을 잘 표현해냈다. 세바스찬이 에릭 왕자와 에리얼의 키스를 돕기 위해 부르는 노래 ‘키스 더 걸’도 가사를 현대적으로 바꾸고 노 위에 앉아 코러스를 열창하는 등 코믹한 장면을 잘 곁들여 재미를 더했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