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욱’ 이름을 가진 스타들이 5월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배우 이동욱은 tvN 주말극 ‘구미호뎐1938’로, 김동욱은 월화극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로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동욱과 김동욱은 80년대생이라는 점, 동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 1999년, 2004년에 데뷔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타들이다. 두 배우가 5월 내내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비치는 만큼 올해만큼은 가정의 달 대신 ‘동욱’의 달로 불려도 좋을 듯하다.
◇ 이동욱, 인생 캐릭터 경신 예고
먼저 1981년생 이동욱은 구미호 이연 그 자체로 분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구미호뎐’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구미호뎐1938’은 1938년에 불시착한 구미호 이연이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케일, 다채로운 설화 속 캐릭터들과 함께 돌아와 호평을 받고 있다.
‘구미호뎐1938’은 첫 방송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시너지와 독특한 세계관이 만나 시청자들을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최근 방송된 4회는 6.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엔 타이틀롤을 맡은 이동욱의 활약이 크다. 3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듯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역시 이동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생 이랑(김범)의 장난에 투정을 부리는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고, 류홍주(김소연)의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거절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첫방송 전 “시즌1보다 재미가 없으면 하는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이동욱. 이동욱이 앞으로 그려나갈 이연의 이야기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 김동욱, 이런 모습은 처음
1984년생 김동욱은 시간 여행자로 돌아왔다. 지난해 3월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 이후 약 1년 만의 안방 복귀다. 1일 첫방송된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최근 6회에서 시청률 4.0%를 기록했다.
김동욱은 자기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시간 여행자가 된 윤해준 역을 맡았다. 2023년 뉴스 앵커였던 그는 1987년에 도착해 국어 선생님이라는 가짜 신분과 집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김동욱은 매회 코믹 연기부터 몸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다채로운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떨리는 눈빛과 표정, 대사 톤까지 섬세한 연기로 몰입감을 높인다. 1987년에서 만난 할아버지 병구(김종수) 앞에서 해준 캐릭터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하는가 하면, 배우 진기주와의 호흡도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동욱은 내레이션을 통해 극의 몰입을 높이고 있다. 정확한 발성과 묵직한 목소리는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했다. 최근 방송된 6회에선 ‘우정리 살인사건’ 진범의 정체를 알아채고 혼란스러워진 윤해준과 백윤영(진기주)의 갈등이 그려진 상황. 김동욱이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 타임슬립 드라마의 매력
안방극장에 타임 슬립(Time Slip)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주목받은 지는 꽤 오래됐다. ‘구미호뎐1938’과 ‘어쩌다 마주친 그대’ 역시 타임 슬립 드라마에 해당된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 1938년으로 갔다가 갇히게 된 이연과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스스로 1987년으로 떠난 윤해준. 이처럼 타임 슬립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초 자연현상을 뜻한다. 미래를 미리 알 수 있거나, 과거를 바로잡아 현재를 바꾼다는 점에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특히 두 작품 모두 과거로 회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임 슬립 작품의 매력 중 하나는 과거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 ‘구미호뎐1938’은 이동욱과 배우 김범이 요괴 ‘삼충’의 근원을 찾기 위해 위장 취업한 헤어살롱, 경성 최고의 요릿집 묘연각 등을 통해 1930년대 경성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어쩌다 마주친 그대’도 그 시절의 레트로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휴대용 카세트인 마이마이, 1988년 서울 올림픽 현수막 등 1987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애 역의 서지혜는 “1987년도에 맞게 디테일이 설정된 세트장이 재밌었다”며 “저에게는 오래된 가수인데 그 당시에는 젊은 모습을 한 가수 분들의 사진이 붙어있어서 신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