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은 지난 10일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1-0으로 앞서던 4회 두산 최원준이 던진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만든 좌월 솔로포로 이날의 승기를 굳혔다.
경기 후 만난 안치홍은 "최원준은 볼 카운트를 공격적으로 잡는 선수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생각했다. 첫 타석에 안타를 쳤던 슬라이더보다 (홈런을 친 공이) 더 실투성으로 몰려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떠올렸다.
안치홍의 홈런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한 롯데는 2위를 탈환, 치열한 순위 싸움 페이스를 이어가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4월을 2위(14승 9패)로 마쳤다. 그러나 이후 세 달 동안 25승 42패로 크게 부진하며 결국 최종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더 기세가 좋다. 4월 20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5월 2일 KIA전까지 9연승을 질주하며 1위 고지도 밟았다. 9연승이 끊긴 후 4연속 우천 취소와 9일 두산전 패배가 이어졌다. 2022년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따라왔다.
그러나 선수단 분위기가 다르다. 2020년 FA(자유계약선수)로 롯데와 계약해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주장 안치홍도 그 차이를 느낀다. 안치홍은 "팀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게 가는 것 같다. 선수단 각자가 '팀이 이기고 있지만, 우리가 더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더 많이 만들어 내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게 올 시즌 제일 달라진 부분이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수 있는 요소인 것 같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롯데에서 안치홍의 비중은 막중하다. 2009년과 2017년 KIA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둔 경험은 팀의 중심을 지키게 만드는 큰 힘이다. 안치홍은 "7~8연승 정도를 하던 때부터 경험 없는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 부담을 느끼더라"며 "그래서 '아직 시즌 초반이니 전혀 개의치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연승이 끊어졌을 때도 오히려 '더 부담 없이, 준비해 왔던 걸 매 경기에 하자'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수비도, 디테일도 달라졌다. 안치홍은 "(FA로 영입한) 노진혁 형과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한 게 내야진 수비가 좋아지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작년, 재작년보다 선수들의 수비 자신감이 훨씬 늘어 플레이가 활발해졌다"며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하게 됐고,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잘 쳐야 한다'가 아니라 '주자를 보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선수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야구에 맞게'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치홍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팬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롯데는 (계속해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