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보다 최근 두 달 사이 더 많은 변화가 이뤄진 것처럼 느껴진다.”(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괴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요즘이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고민하고 있다.”(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글로벌 AI 비즈니스 리더)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29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챗GPT 활용법을 주제로 ‘2023 테크 포럼’을 개최했다. 곽혜은 이코노미스트 발행인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테크 포럼이 3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의미가 더 깊다”며 “이 자리에서 공유되는 AI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가 대한민국 미래를 철저하게 대비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IT·산업·금융·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임직원 약 80명이 자리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테크 포럼은 최신 기술 동향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답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세계를 강타한 챗GPT를 다뤘다. 고도화된 생성형 AI 등장으로 야기된 국내 산업의 기회와 위기를 조망했다.
이날 강연에 오른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와 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글로벌 AI 비즈니스 리더는 국내 AI 산업 변화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들은 “챗GPT 등장 후 기술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은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일 대표는 ‘생성 AI의 산업혁신’을 주제로 발표했다. 1950년 영국 수학자 앨런튜링의 손끝에서 개념이 탄생한 ‘AI의 시작점’부터 구글의 기술 고도화 과정, GPT 기술의 등장과 작동 원리, 생성형 AI로 최근 변화된 서비스, 변화할 미래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대표는 “최근 50년간 위대한 변곡점이 14년마다 찾아왔다”며 “스마트폰 상용화 후 14년 만에 등장한 챗GPT로 사회 전반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 1995년 인터넷, 2009년 스마트폰 등 혁신적 발명품이 주기적으로 세상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 AI’가 이 같은 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봤다. 그간 등장한 메타버스·블록체인·클라우드 등의 기술이 AI로 묶여 지적 노동의 생산성을 대폭 향상하는 등의 변화가 곧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신규 기술의 등장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카카오 등 대형 기업이 탄생했고, 챗GPT가 등장한 지금이 텐버거의 기회일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에 AI 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거대한 기술 변화에 대응 중이다. 윤 리더는 네이버의 차세대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 X’ 구축에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이퍼클로바 X는 챗GPT 대비 6500배 한글 데이터를 더 많이 학습한 모델로, 오는 7월 출격을 앞두고 있다.
윤 리더는 “네이버가 2021년 선보인 하이퍼클로바는 챗GPT의 기반인 GPT 모델들보다 한글에 더 특화됐다고 자신하지만,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선 충분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지만 이마저도 2023년이 지나면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앞서 구축한 하이퍼클로바를 추천, 번역, 요약 등 한국 시장 특화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챗GPT 시대에 대응, 지속해서 ‘검색의 아이콘’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