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대표팀이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퓨처스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SSG퓨처스팀으로 출전한 대표팀 김광현이 경기중 미소 짓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투수들의 컨디션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들이 연습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피칭을 선보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 랜더스 퓨처스팀(2군)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대표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다지는 연습경기인 만큼 일종의 로컬 룰이 적용됐다. 특히 투수들의 투구 감각을 조절하기 위해 SSG 퓨처스팀 마운드에도 모두 대표팀 선수들이 올라왔다.
대표팀 마운드엔 고영표와 양현종, 김윤식, 소형준, 정우영, 이의리가 차례로 올랐다. SSG 퓨처스팀에선 김광현과 곽빈, 박세웅, 이용찬, 정철원, 고우석, 김원중 순으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라이브 배팅 훈련에 나선 구창모와 원태인은 휴식을 취했다.
WBC 야구대표팀이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퓨처스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대표팀 투수 양현종이 4회 등판 역투하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3.03.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3인방은 다소 부진했다. 김광현이 2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 양현종이 2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 이용찬이 1이닝 무피안타 2볼넷 1실점을 차례로 기록했다.
SSG 퓨처스팀의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내줬고, 2회에도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고전했다. 2회엔 양의지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수비 실책으로 주자의 홈 쇄도를 막지 못하며 실점했다.
양현종은 대표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장타만 2개를 허용했다. 4회초 올라오자마자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볼넷을 내준 양현종은 김건웅에게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삼진 2개로 안정을 찾은 뒤 유격수 오지환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5회초엔 선두타자 김민준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전경원에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안타를 내준 뒤 이어진 병살플레이에서 실점했다.
WBC 야구대표팀이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퓨처스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대표팀 고영표가 선발로 나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베테랑들 외에도 대표팀 투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듯 했다. 5회말 SSG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선두타자(양의지) 2루타에 이어 박건우에게 적시 2루타를 차례로 맞은 뒤 볼넷과 적시타(오지환)를 연달아 허용하며 2실점했다. 6회초에 오른 김윤식도 2피안타 볼넷 2개로 2사 만루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9회말 김원중도 올라오자마자 실책출루(강백호)-안타(나성범)-2타점 적시 2루타(박건우)를 차례로 허용한 뒤, 실책과 안타를 연달아 내주며 4실점했다. 이들 외에도 한 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투수들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컨디션들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한 선수만은 달랐다. 대표팀 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3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WBC 야구대표팀이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퓨처스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대표팀 투수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3.03.
고영표는 3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로 노히트 경기를 펼쳤다. 원래대로라면 9명의 타자만 상대했겠지만, 투구수를 맞추기 위해 3회에만 7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고영표는 13명의 타자에게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는 기염을 토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대표팀이 10-2로 승리했다. 하지만 점수의 의미는 없었다. SSG에도 대표팀 선수들이 출전했고, 선수 교체(이지영)까지 이뤄지기도 했다. 다만 대표팀 투수들은 18이닝 동안 19개의 피안타와 12개의 볼넷을 내주며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펼쳤다.
투수들이 컨디션을 끌어 올리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가 강추위 등 악천후로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 올릴 수 없었던 데다, 귀국길에선 기체 결함으로 일정이 꼬이기까지 했다.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화두로 오른 가운데, 따뜻한 고척돔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