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간절히 바라던 단체 채팅방(단톡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조만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용자 편의를 증대하기 위한 업데이트를 할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단톡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의 적용 범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외에도 이용자의 커뮤니케이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기능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는 작년 말 제공한 카카오톡 업데이트에서 소통 기능인 '공감 스티커'와 함께 단톡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유료 서비스 '팀채팅'에서만 제한적으로 선보였다.
팀채팅은 구독 상품인 '톡서랍'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미디어 파일의 실시간 저장을 지원한다.
팀채팅에서 탈퇴할 때 조용히 나가기 옵션을 선택하면 'OOO님이 나갔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지 않는다. 다만 채팅 목록에서 나가기를 누른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카카오의 발표에 앞서 정치권에서도 관련 기능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23일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3인 이상의 이용자 간 실시간 대화를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대화의 참여를 종료할 수 있게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온라인 메신저 내 조용히 나가기 문화가 정착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이용자 13억명에 육박하는 중국 위챗은 2018년 단톡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했다. 유료 서비스로 한정한 카카오톡과 달리 무료 서비스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메타가 운영하는 왓츠앱도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한 세 가지 업데이트 중 하나로 조용히 나가기를 도입했다. 단톡방에서 나갈 때 관리자에게만 해당 사실을 알리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김정호 의원은 "기업 스스로 이용자의 요구를 수용해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한 위챗이나 왓츠앱과 반대로 카카오는 이를 외면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히 나가기 추가 소식에 이용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영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원치 않는 직장 단톡방 등에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당연한 기능이 이제야 적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참여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출석을 부르는 문화가 생길 수도 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