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전설'로 불리던 박정은 부산 BNK 감독에게도 올 시즌 2위 싸움은 낯설었다. 말 그대로 끝까지 가는 레이스다.
BNK는 2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2022~23 여자농구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맞대결을 펼친다. 우리은행과 BNK의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 우리은행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지만, BNK는 용인 삼성생명, 인천 신한은행과 2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부터 '최강자' 우리은행을 만나는지가 정해지는 문제기도 하다.
박정은 감독은 "시즌을 운영하다 보니 위기도 있었고 마지막까지 이런 상황이 찾아왔다"며 "선수들에게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고 했다. '뒤는 쫓아올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목표를 향해서 잘 달려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정은 감독은 용인 삼성생명에서 19년 동안 뛴 여자농구의 전설이다. 감독 경력은 길지 않아도 선수 시절 누구 못지 않은 베테랑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올 시즌 순위 싸움은 좀처럼 경험할 수 없었던 일이다.
박 감독은 "선수 때를 생각해도 이렇게까지 순위 싸움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마지막 한두 라운드는 컨디션을 조절하는 라운드에 가까웠다"며 "이렇게까지 2위부터 4위까지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시즌은 선수 시절까지 통틀어서 처음이다"고 떠올렸다.
BNK의 남은 정규리그 일정을 좌우하는 건 역시 베테랑 김한별이다. 지난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그가 골 밑을 지키며 팀을 이끌어야 한다. 박 감독은 "한별이가 아직 100%는 아니다. 그래도 지난 경기에서 선수들을 잡아주는 역할을 잘 해줬다"며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남은 경기들에서도 역할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BNK에는 이제 4경기가 남았다. 경쟁팀들에 비해 한 경기가 많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텀이 긴 것 보다는 가까운 경기에서 리듬을 잘 탄다. 창원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와서 리듬을 잘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주에 있는 2경기가 고비일 것 같다.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분수령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