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23일 한국도로공사전부터 다시 사령탑을 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53·이탈리아) 신임 감독이 V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22일 "아본단자 감독이 취업비자를 받았다. 23일부터 팀을 지휘한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아본단자 감독의 코칭 스태프 등록 공시를 요청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일 권순찬 감독을 경질했다. 이영수 수석코치로 1경기만 지휘한 뒤 팀을 떠났다. 이후 새 사령탑을 물색했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구단 고위 관계자들의 운영 개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지도자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단이 내정한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도 결국 고사했다. 이에 흥국생명은 국외로 시선을 돌렸고, 유럽 무대를 누빈 아본단자 감독과 계약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불가리아·캐나다·그리스 대표팀 감독을 여입했다.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구,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차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클럽들을 이끌었다. 페네르바체에서 뛸 때는 김연경과 인연을 맺었다. 김연경도 아본단자가 영입에 감탄을 감추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GS칼텍스전을 관람, 이후 선수들과 만났다. 김연경과도 해후했다. 흥국생명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잘 싸웠다. 총 11경기를 치러 8승을 거뒀다. 1위였던 현대건설이 4연패를 당하는 등 고전하는 사이 리그 1위까지 탈환했다. 남은 6라운드 일정은 순위 경쟁이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박빙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줄 지도자가 필요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그 역할을 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