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의 영업 방식에 대해 '약탈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진단 및 향후 과제' 세미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은행들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에 대해 꼬집었다.
이 원장은 "은행의 구조조정 모습을 보면 금융 취약층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점 수를 줄인다든가 고용 창출 이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권이 금리 상승기를 이용해 수조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뒤 성과급이나 퇴직금 등에 상당 부분을 사용하는 것에도 비판했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금융 상품들이 계속 대동소이하다"며 "그런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는데도 은행들은 수십조 이익을 벌고 있고 그 이익의 사용 방식과 관련해서도 여러 의문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약탈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비용 절감과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들이 있었고 그게 지금 정점에 와 있는 것"이라며 "유일한 이유는 아니겠지만 그 주된 배경엔 독과점적 시장 환경이 있다"고 봤다.
최근 '돈 잔치' 논란이 불거진 뒤 은행권이 3년간 10조원 규모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3년 후 금 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