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가 14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펼쳤다. 현대건설 양효진이 한국도로공사 블로킹을 피해 공격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2.14.
여자 프로배구 1위 현대건설이 위기에 빠졌다. 대들보 양효진(34)의 분전도 소용없었다.
현대건설은 1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5-21, 25-21, 25-20, 25-20)으로 패했다. 3연패를 당했고, 승점 61에 머물며 다시 흥국생명에게 1위를 내줄 위기에 놓였다.
현대건설은 1세트 초반 측면 공격이 날카롭지 않았다. 베테랑 황민경이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새 외국인 선수 몬타뇨도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양효진의 존재감은 이런 상황에서 빛났다. 블로킹 없이 오픈·속공 공격으로만 7득점 했다. 박빙이었던 10~15점 승부에서 오픈 공격 2개를 성공했고, 23-21에서도 세터 김다인과 완벽한 호흡으로 속공 득점을 올렸다. 세트 포인트(스코어 24-21)에서도 특유의 높은 타점을 활용해 세트를 끝내는 득점을 꽂았다.
현대건설은 2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양효진은 빛났다. 팀의 첫 6점 중 오픈 2점을 공격으로 따냈고, 7-7에서는 상대 주포 캣벨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다. 13-14, 1점 지고 있을 때는 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이어진 수비에서 다시 한번 캣벨을 막았다. 16-18, 2점 지고 있을 때도 캣벨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천적, 킬러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2세트 막판, 측면 공격이 무뎌지며 추격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열을 정비한 뒤 나선 3세트 초반 다시 조금 앞선 기세를 보여줬다. 양효진은 9-7에서 속공으로 세트 첫 득점을 했고, 이후에도 네트 앞을 장악하며 공·수 모두 기여했다. 외국인 선수 몬타뇨가 거듭 부진한 상황에서 역전까지 허용한 18-19 상황에서는 다시 오픈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20점 진입 뒤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졌다. 서브·공격 범실·오버넷을 연달아 범했다. 양효진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결국 20점 진입 뒤 1점도 내지 못하고 20-25로 3세트 마저 내줬다.
양효진의 분전은 4세트도 이어졌다. 몬타뇨와 정지윤이 조금 살아났지만, 세터 김다인이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양효진뿐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기세가 오른 도로공사와의 화력 대결에서 밀렸다.
경기 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주전 선수들이 빠지며) 여러 선수가 새로 들어가면서, 조직력이 흔들렸다. 상대는 투입되는 우리 팀 선수에 따라 공략법을 잘 쓴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