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정책 전문가들이 게임 아이템의 확률 공개 의무화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목소리여서 주목된다.
한국게임정책학회는 26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베어드홀에서 '게임법 개정안과 이용자보호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토론회가 열린 것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오는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 5건을 심사하는 등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지난번에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문화체육관광위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오는 30일 재논의될 예정”이라며 “이번에는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학회장은 “산업계 일각에서 들려오는 볼멘소리를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설 연휴가 지난 후 빠르게 토론을 진행하게 된 것도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선지원 광운대 법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확률형 아이템 공개 관련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법적 검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정엽 순천향대 한국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법안과 이용자 보호'에 대해 얘기했다.
이어 이승훈 안양대 교수가 사회를, 이재홍 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조문석 한성대 교수가 다양한 시각에서 이번 쟁점에 대해 얘기했다.
이들 게임정책 전문가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는 과도한 제한이며 기업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지원 교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해 “모든 게임 광고·선전물마다 확률을 표기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법적인 확률 공개 강제 대신 민간 주도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서종희 교수는 “기업 영업의 자유 침해,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엽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문제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발의된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게임산업법뿐만 아니라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개정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이 가진 사행성을 어떻게 규제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