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 최지민, 김석환(왼쪽부터)이 호주리그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IS포토
호주 프로야구리그(ABL)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KIA 타이거즈 젊은 선수들이 2023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KBO리그 연합팀 질롱 코리아는 얼마 전 ABL에서 치른 세 번째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13승 27패를 기록하며 리그 7위에 머물렀지만, 단일시즌 최다승과 최다 연승(4) 한 경기 최다 득점(23)을 기록하는 등 이전 두 시즌보다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다.
송찬의(LG 트윈스)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등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KBO리그 대표 유망주들이 대거 활약했다. 젊은 선수들은 사령탑을 맡은 이병규, 선수로 마운드에 다시 오른 구대성 등 한국야구 레전드와 함께 호흡하며 견문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
3기 질롱 코리아에 처음으로 소속 선수를 파견한 KIA도 얻은 게 많다. 좌완 투수 최지민(20) 외야수 김석환(24) 내야수 김규성(26)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세 선수는 각 포지션 전력 강화에 키플레이어들이다.
최지민은 17경기에 등판해 1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했다. 질롱 코리아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2022시즌 KBO리그에서 시속 144~145㎞였던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도 148㎞까지 올랐다. 호주로 날아가 최지민의 등판 경기를 직접 본 장정석 KIA 단장도 한층 다양해진 수 싸움과 자신감 있는 최지민의 투구에 만족했다고.
최지민은 2022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하지만 데뷔 시즌 1군에서 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13.50. 고교 시절 인정받던 제구력과 디셉션(투구 시 숨김 동작)을 프로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KIA는 2023시즌 최지민을 불펜에서 활용하기 위해 마무리 캠프 대신 질롱 코리아에 파견, 실전 경험을 쌓도록 유도했다. 이 선택은 맞아 떨어졌다. 최지민은 ABL 시즌 막판 합류한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 구사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신인 시절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배워 주 무기로 만들었다. 최지민도 더 날카로운 변화구를 구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포 유망주' 김석환도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는 ABL에서 출전한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때려냈다. 임파선염 탓에 중도 귀국했지만, 짧은 기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석환은 "다른 팀 선수들과 함께 뛰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외국 투수들의 다양한 공을 본 점도 값진 경험이었다"라고 전했다.
김석환은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주전 좌익수 후보로 기대받았고, 정규시즌 개막 뒤 한 달 동안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1할대 타율에 그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힘이 좋고 기본기가 탄탄한 김석환의 자질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겨우내 실전에서 자신감을 쌓은 김석환이 아직 공석인 주전 좌익수에 다시 도전한다.
김규성은 당초 파견이 예정됐던 2022년 신인 김도영이 발가락 부상을 당하자 대신 질롱 코리아에 합류했다.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281 장타율 0.427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선 탄탄한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ABL에선 장타력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