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황금 왼발. 이강인이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가나와 2차전에서 왼발 킥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4경기에 출전(교체 3경기)했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뚫는 창의적인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4경기에서 기록한 그의 패스 성공률이 92.3%(60회 성공/65회 시도)다. 브라질과 16강전에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해 7개의 패스를 전부 성공했다.
정확한 패싱이 강점인 이강인이 공을 소유하면 상대는 긴장했다. 후반 교체로 경기장에 들어온 이강인의 강력한 왼발 킥은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대표팀의 ‘비밀무기’였다. 브라질 대표팀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인 티아고 실바(첼시)도 “한국 미드필더는 굉장히 빠르게 활동하며 패스도 속도가 있다. 이강인은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1994 미국 대회, 1998 프랑스 대회에서 뛰어난 프리킥 실력을 보였던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은 일간스포츠를 통해 “이강인이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것으로 보인다. 몸이 단단해졌다”라며 “낮고 강하게 차는 왼발 킥이 정말 좋았다.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 막기 모호한 공간에 건네는 크로스에는 힘이 실렸다. 또 정확했다”고 짚었다.
이강인의 월드컵 발탁 여부는 큰 관심이었다. 2021년 3월 한일전(0-3 패)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오랜 기간 받지 못했다. 지난 9월 A매치에서도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이 “이강인”을 연호할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과 관련한 논란에 “선수 개인을 판단하기엔 어렵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것이 황금 왼발. 이강인이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가나와 2차전에서 왼발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이강인은 묵묵하게 실력으로 입증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단점으로 지적받던 활동량, 수비 가담 등에서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은 자신의 정보통을 이용해 스페인에서 뛰는 이강인의 경기력을 정밀하게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이 월드컵에서 활용할 ‘조커’로서 준비가 된 상황인지 지속하여 점검했다.
이강인은 벤투 감독의 기대에 응답했다. 우루과이전(0-0 무)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맹활약하며 기대감을 높이더니, 가나전(2-3 패)에서 그림 같은 크로스로 조규성(전북 현대)의 득점을 도왔다. 포르투갈전(2-1 승)에서도 절묘한 코너킥으로 득점에 관여했다. 하석주 감독은 “경기 후반 상대 압박이 느슨해질 때 이강인은 게임 체인저로서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18세였던 2019 FIFA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침착하고 노련한 플레이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 대회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을 수상, ‘골든 보이’ 별명을 얻었다. 카타르 대회에선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기력으로 ‘월드컵 보이’로 거듭났다. 이강인이 자랑하는 ‘황금 왼발’은 앞으로의 대표팀 활약을 더 기대하게 하는 데 충분했다.
하석주 감독은 “이강인의 왼발 킥은 더 강해지고 좋아질 것으로 본다. 아직 어리지 않나. 이강인의 왼발 킥은 자신감을 갖고 차야 나오는 거다. 자신만의 감각도 특출난 것 같다”라며 “몸싸움·활동량·드리블·수비력 등에서 모두 나아지고 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면서 섀도 스트라이커, 윙포워드, 2선 중앙 미드필더 중 자신만의 포지션을 확실히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