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침몰했다. 유일하게 남은 비 유럽·남미 팀 모로코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무너뜨리고 팀 사상 첫 8강 무대에 안착했다.
모로코는 7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연장 승부에서 0-0을 기록했다. 이어진 승부치기에서 4회 시도 중 3골을 기록, 3회 시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올랐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는 이변의 대회로 불렸다. 아시아 팀만 3개국(한국, 일본, 호주)이 16강에 오르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16강전은 달랐다. 잉글랜드, 브라질, 프랑스 등 강호들이 모두 이름값을 했다. 대부분의 비 유럽·남미 팀들이 탈락했다. 7일 기준 대진표에 남아있는 건 오직 모로코 뿐이었다.
끊긴 줄 알았던 이변을 모로코가 이어갔다. 팀 역사상 월드컵 8강에 올라본 적 없던 모로코는 끈질기고 집중력 있는 경기력 끝에 '무적 함대'로 불리던 스페인을 꺾고 새 역사를 썼다.
전반전은 모로코의 탄탄한 수비진이 돋보였다. 스페인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선물했던 특유의 패스 플레이로 유기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으나 모로코의 수비에 막혔다. 슈팅이 1개, 그나마 유효 슈팅은 없었다. 모로코도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이 역시 1개에 그쳤다.
후반전에도 치열한 경기는 이어졌다. 스페인은 후반 10분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야신 부누의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은 후반 46분 프리킥과 알바로 모라타의 헤더가 나왔으나 빗나갔고, 후반 49분에는 또 다시 부누의 펀칭에 득점하지 못했다. 경기는 결국 90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스페인은 모로코의 수비를 좀처럼 돌파하지 못했고, 모로코는 역습 후 결정력이 부족했다.
희비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모로코는 첫 번째 키커 압델하미드 사비리가 성공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첫 키커 파블로 사라비아가 골대를 맞춰 실축했다. 양측의 결과는 계속 갈라졌다. 모로코가 두 번째 하킴 지예흐의 골까지 성공한 반면, 스페인은 카를로스 솔레르가 실축했다. 결국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 세르히오 부스케츠까지 부누의 선방에 막혔고, 세 번째 키커만 실패했던 모로코가 네 번째 아치라프 하키미가 골을 넣으면서 3-0으로 승부차기에서 이겼다.